내가 결국 그 사람을 싫어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우리가 일하는 터전에 돈이 없기 때문이다.
나도 이 터전에서 어떠한 미래나 비전이 있거나 돈을 많이 주거나 하면
더 나은 삶을 꿈꾸겠지만,
그러한 게 이뤄질 수 없는 척박한 땅에서
'굳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그(리더)는,
더 많은 것을 요구하기에
난 그 요구에 응답할 수 없다.
이제는 그가 떠나지만,
난 결코 끝나가는 마당에도 그를 좋게 생각할 수 없다.
그건 나의 한계이자,
그냥 뭐랄까.
마음이 싱숭생숭하긴 하지만,
여하튼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그를 좋아할 수도 없다.
이건 그가 감당해야 할 몫이자 책임이기에
내가 '굳이' 책임지고 싶지는 않다.
그는 그의 몫을 감당하고 난 나대로 감당하면 그만이다.
어차피 둘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이나 이념은 같았으나
그걸 뒷받침해줄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정당활동에서도 깨달았고, 이번 기회에서도 깨달았다.
활동을 하기 위해선 예산이 필요하고,
그 예산을 적재적소에 쓸 수 있는 기획자나 관리자가 필요하다.
그래야 예산을 통해서 그 시스템 자체가 돌아갈 수 있지만,
예산이 너무 적은 경우에는 시스템은 부족하게,
사람을 거의 부속품처럼 쓰고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안에서 상처 받는 건 인간이지만,
뭐 어떻게 하겠나
상황이나 시스템이 뒷받침이 안되면 이렇게 될 수밖에.
그래서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고, 그 안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면,
어느 정도 선까지만 해야 한다.
오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꾸 오버하는 것이 문제다.
그걸 모르는 것 자체도 문제다.
그 밑바탕에 깔려있는 건 결국엔 돈이다.
돈이 없는 리더는 결국엔 무능력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안에는 곯아 터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는 없다.
지금 같은 상황이 딱 그와 같다.
여기서 나는 탈출을 해야 할까.
아니면 버텨야 할까.
고민 중이다.
어디로 가야 할지, 또 어떤 일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가는 것.
뭔가 쉽지 않다.
나의 솔직한 마음이다.
난 어디로 가야 할지 머리만 아플 뿐이다.
내가 의지를 갖고 버텨야 하는 게 그게 쉽지가 않다.
하아..... 한숨만 나오는 이 상황
그런데 한 가지는 확실하다.
그 리더와 이제는 일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과는 일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에게 많은 것을 알려준 사람을 이제 보내려 한다.
잘 가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