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흩날리고 있다.
스타벅스 유리 너머 진눈깨비가 미친듯이, 마치 세상을 삼킬듯
휘몰아친다.
집 밖을 나오기 전까지 이러진 않았는데,
자연 앞에서 우리는 뭘 할 수 있을까.
화창한 하늘과 흩날리는 진눈깨비.
이 알 수 없는 모순과 오묘함.
그 말이 떠올랐다.
인생은 동전의 양면이다라는 명언.
유리 밖에서 본 진눈깨비는 나에게 다가올 수 없지만,
유리 밖의 사람들에게 진눈깨비는 위험이자 현실이다.
어쩌면 그 일은 나와 상관없을 일일수도 있으나
집에 가기 위해선 또 나와 상관있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어쩌면 눈이 순식간에 그칠 수도 있지 않을까.
날씨도 변덕스러운데, 하물며 인간의 감정은 얼마나 더 변덕스러울까.
동전의 양면과 인간의 감정 사이에 있는 나는
미처 보지 못한 유튜브 영상과 해야 할 일을 뒤로 미루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러는 사이, 해가 살며시 얼굴을 비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