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요 Feb 15. 2018

장마*

말이 없는 한 사내가 있었다

수다스러운 여자가 있었다


사내와 여자는 만났다 

여자가 안녕하세요 

사내는 아.......

여자는 웃었다 

풉하고 실신할 지경으로 폭소를 터트려댔다


둘은 결혼했다 

집 안은 여자의 목소리로 가득했다 

어떤 물건이든 여자의 숨결과 정성이 담겼다 

남자는 말하지 못했지만 그녀의 따스함이 담긴 물건들을 좋아했다 


비가 오는 날 

예기치 않은 죽음이 그녀를 데려갔다 

마지막 날까지 더 많이 웃으면서 담담하게 떠났다 


그제야 남자의 목소리가 나왔다 

흐느낌이었다 


장마가 시작하고 있었다



장마: Melody Remedy 수록곡, 아티스트 정인

매거진의 이전글 떠나려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