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이 끝나고 난 뒤
나는 걸어서 양재에서 충무로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걸어가는 도중에
원래는 한남대교를 건너 이태원 쪽으로 하여
시청 쪽으로 가려했으나
인도가 없어 할 수 없이 압구정 쪽으로 쭈욱 걸어나갔다.
그러다가 압구정에서 동호대교를 건너게 되었다.
나는 대교 위에서 한강을 보면서 뛰어내리는 행위가
삶에서 '해방'을 의미한다고 생각했고 그리 믿었다.
하지만 바람은 몹시나 매서웠고 얼굴은 얼어버릴 것 같이 아팠다.
그저 들었던 생각은 춥고, 아프고, 배고프다는 세 가지밖에 없었다.
동호대교를 걷다가
하늘을 바라보는 데
새가 보였다.
새는 넓게 자신의 팔을 펼치고
바람을 타오르며
더 높이 날아올랐다.
세상을 품는 행위 같았다.
두 팔로 감싸 안고
더 멀리, 더 높이,
더 깊이 바람을 느끼고 있었다.
새는 날아가고
나는 걷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