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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요 Feb 27. 2018

동호대교에서

면접이 끝나고 난 뒤

나는 걸어서 양재에서 충무로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걸어가는 도중에

원래는 한남대교를 건너 이태원 쪽으로 하여

시청 쪽으로 가려했으나

인도가 없어 할 수 없이 압구정 쪽으로 쭈욱 걸어나갔다.


그러다가 압구정에서 동호대교를 건너게 되었다.


나는 대교 위에서 한강을 보면서 뛰어내리는 행위가

삶에서 '해방'을 의미한다고 생각했고 그리 믿었다.

하지만 바람은 몹시나 매서웠고 얼굴은 얼어버릴 것 같이 아팠다.

그저 들었던 생각은 춥고, 아프고, 배고프다는 세 가지밖에 없었다.


동호대교를 걷다가

하늘을 바라보는 데

새가 보였다.


새는 넓게 자신의 팔을 펼치고

바람을 타오르며

더 높이 날아올랐다.


세상을 품는 행위 같았다.

두 팔로 감싸 안고

더 멀리, 더 높이,

더 깊이 바람을 느끼고 있었다.


새는 날아가고

나는 걷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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