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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감자 Apr 27. 2020

변화: 어쩌면 '전환'할 수 있을지도 몰라

코로나로 인한 경제위기, 에너지 전환으로 극복하기

아레나, IRENA 라는 기관을 아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IRENA는 어떤 기관인가? 글로벌 재생에너지 기구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마치 한국의 에너지경제연구원 같이 재생에너지에 특화되어 연구를 진행하는 씽크탱크라고 이해하면 된다. 참고로 조금 더 권위적인 기구로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라는 곳도 있다. IEA는 프랑스에, IRENA는 두바이에 본사를 두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IRENA는 재생에너지 보급을 발전시키기 위한 정책과 데이터를 연구하는 곳이다. 매년 각국의 재생에너지의 보급량, 설치, 발전량 등을 발표한다. 최근 코로나로 인한 경제위기를 기회로 잡아야 한다는 보고서를 발간해 여러분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본 보고서의 제목은 “글로벌 재생에너지 전망: 2050 에너지전환, Global Renewables Outlook: Energy transformation 2050”으로 그동안 유사한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간해왔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게 볼 수 있지만, 이번 보고서는 세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출처: IRENA, 글로벌 재생에너지 전망, 2020)


첫째, 코로나 바이러스와 석유가격 변동성의 취약성을 재생에너지의 보급으로 극복해야 한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상황 악화는 곧바로 석유가격 하락으로 이어졌고, 이는 또 다른 경제적 충격으로 다가왔다. 석유가격이 떨어졌는데 무슨 걱정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석유화학업계의 마진율과 재고처리는 상당히 중요하다. 이 둘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한국처럼 2차 가공기업들에게는 뼈아프게 다가올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투자는 경제 전체의 수요를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지방분권적이고 해외무역에 의존도가 낮은 재생에너지는 화석연료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둘째, 구체적인 투자금액을 제시했다. 보고서에는 에너지 전환 시나리오(Energy Transformation Scenario)를 예시로 설명을 하는데, 해당 시나리오에 따른 에너지 전환이 이뤄질 경우,2050년까지  약 110조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 정책보다 2.4 % 이상의 경제성장율을 가져올 것이며, 2050년까지 누적 이익 (cumulative gain)은 미화 98조 달러가 된다고 주장한다. 110조 달러가 엄청 크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기존의 경로를 그대로 따라갈 경우 투자될 금액이 95조 달러라고 설명하고 있다. 


(출처: IRENA, 글로벌 재생에너지 전망, 2020)


마지막으로 단순히 재생에너지 투자만 언급을 한 것이 아니라, 에너지효율(Energy efficiency), 수소공급, 바이오에너지, 탄소관리 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에너지효율은 재생에너지와 더불어 핵심적인 전략이 되지만, 2019년 에너지효율 부문 개선율은 1.9% 밖에 되지 않았으며 이를 3.2%까지 늘릴 필요가 있다. 


본 보고서를 떠나서 다른 나라에서도 에너지효율을 상당히 중요하게 다루는데, 이는 노후한 건물이 많은 나라일수록 냉난방에 들어가는 열 및 전력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보고서에는 재생에너지와 에너지효율 개선만으로 에너지 관련 탄소배출을 90%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한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전력화(Electrification)이다. 많은 분들이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은 전력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현재 전세계 최종소비 단계의 전력비중은 20%가 되지 않는다. 이를 적어도 49%까지 올려야 한다는 것이 본 보고서의 주장이기도 하다. 예로 가솔린에 의해 움직이는 자동차를 전기차로 대체하는 것도 좋은 전력화로 볼 수 있다. 수송 부문에서 차지하는 온실가스 비중은 대략 30~40%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700만대의 전기차를 1억까지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목표를 살펴보면, 파리협약에 의한 2도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현재 이산화탄소배출의 70%를 감축해야 한다. 참고로 한국은 파리협정에 NDC(National Determined Contribution), 즉 국가가 정한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제출한 상황이다. 이는 2030 온실가스 감축로드맵에 자세히 나와있으며  한국은 BAU(Business As Usual)이란 개념을 착안해 목표를 제안하고 있다. 



다시 IRENA에서 주장하는 시나리오, TES(Transforming Energy Scenario 2050)에 따르면 동아시아에서만 에너지 전환으로 일자리가 3,400만개 창출될 수 있다. 이것은 사실 현대 경제학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과거 정부 개입으로 인한 수요창출은 시장의 효율성을 저해한다고 자제되어 왔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재정지출에 대한 이해가 달라지긴 했지만 이번 코로나 위기로 다시 한번 그린뉴딜 논쟁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어차피 코로나로 인해 무너졌기 때문에 다시 부양해야할 경제라면 기후변화 위기까지 고려된 에너지 전환 투자를 고민할 가장 적절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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