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골감자 Apr 11. 2021

수용: Not My Backyard

왜 재생에너지 보급은 어려울까?

2018년 IPCC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온실가스양에서 에너지 생산에서 배출되는 양이 제일 많다. 따라서 인류가 에너지를 얻는 방식을 바꿀 수만 있다면 기후변화 문제는 상당히 진전이 있을 수 있다. 지금의 에너지원을 마치 건전지 갈아끼우듯이 태양광과 풍력으로 대체할 수 있었다면 기후변화 문제는 단순히 경제비용에 국한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화석연료를 통해 에너지를 얻는 방식과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 방식은 공급원에서도 차이가 있지만 또 한가지 다른 큰 차이점이 존재한다. 바로 어디서, 그리고 어떻게 에너지를 분배하는지에 대한 시스템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발전소를 상상한다면 큰 굴뚝이 있는 거대한 터빈을 떠올릴 것이다. 전기를 생산하는 원리는 석탄발전소와 LNG발전소간의 차이는 크지 않다. 원료가 다를 뿐이다. 발전소의 규모경제를 실현해 중앙에서 지방으로 전력을 배분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재생에너지는 대규모로 시행할수도 있지만 분산형 에너지원에 가깝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보다는 지역에 필요한 에너지를 자립형으로 설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특정 일부지역에서만 이슈가 있을 뿐이지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딱히 에너원 설비에 대한 이슈가 없었던 석탄, 원자력에 비해 태양광과 풍력은 각 지역 상황에 맞는 에너지 수용성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규제와 지역 주민간의 갈등이 발생하는데 이를 해결하는 것이 에너지 전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에너지 전환의 과정은 상당히 어렵다. 인구의 고령화, 전력 배전망 상황, 정책 기조 등을 비롯한 보조금 이슈까지 겹쳐 지역 주민들 간의 의견이 충돌할뿐만 아니라 기존의 에너지원 이해관계자까지 얽히기 때문이다. 


필자는 한국의 재생에너지 보급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두 차례의 에너지내일로를 떠난 적이 있다. 에너지내일로는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의 프로젝트로 각 지역의 재생에너지 시설 및 주민들을 방문하며 실제 현장에서의 고민을 경험하는 프로그램이다. 그 경험을 통해 몇 가지 얻는 교훈이 있다. 


첫째, 재생에너지는 지역주민을 위한 것이다. 이 개념을 잘 활용만 한다면 오히려 지역이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예로, 여수의 한센인 마을이 수상광 태양광 사업을 통해 마을의 활기를 넣으려는 도전이 인상적이었다. 수상태양광 설비에서 나오는 전력생산을 통해 마을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둘째, 잘못된 인센티브 시스템은 더 큰 지역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경상도 한 지역의 마을 이장님이 하셨던 말씀 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각 지역마다 보조금이 다르니, 적게 받으면 억울하다는 느낌이 든다". 통일되지 않고 잘 정비되지 않은 지자체 규제 및 보조금 정책은 오히려 재생에너지 보급에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또 제주도 한 마을에서는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해상풍력으로 받은 수익금에서 소외된 사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어떤 기준으로 가지고, 보상을 하는지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재생에너지 보급이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가장 중요하지만 재생에너지의 특징인, 분산형 에너지 특성 때문에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인 합의 혹은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피하지 말고 더 많이 논의하고 토론해 지역적으로 적합한 에너지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에너지내일로: https://bit.ly/3mBsAaK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