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7시 40분경 외근을 마친 어느 날, 바로 검도장에 간다면 최소 1시간은 운동할 수 있었지만 동료와의 치맥을 택했다. 다음 날, 또 한 번 결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 어제 하루 친구들과 놀고 나니 "하루쯤 결석해도 괜찮은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오늘도 걍 쉴까?"라는 유혹에 나홀로 흔들리고 있다. 이것이 바로 결석의 맛일까. 여기에 한번 빠지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게 될 것 같다. "30분밖에 못하더라도 무조건 나오라"라는 관장님 말씀엔 다 이유가 있었던 거다. 관성처럼 아무 생각 없이 검도장에 가야지, 한두 번 결석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늘어질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잘하거나 못하거나 꾸준히 하는 게 더 중요한 거겠지.
검도장의 말말말
하나, 컨디션이 좋지 않아 호구를 입을까 말까 고민하는 나에게 "대련하는 거 배워요!" 21살 친구가 눈을 반짝이며 말한다. 수련 내용이 대련이라서 피하려던 것은 아니지만, '배운다'라는 마음으로 당차게 대련을 대한 적은 없어서 신선했다.
둘, "많이 늘었네요!" 한 게 없는데 칭찬을 받았다. '오늘 대련 연습에서 제대로 한 게 없는데?'라는 의아한 마음이 한 줄기 피어오르기도 했으나, 전체적으로 발전했다는 뜻이겠지. 과거 한 연사가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라, 성장에 있다"라고 한 말이 기억 난다. 발구름도 제대로 하지 못할 때가 있었는데 많이 늘었고 말고.
셋,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개그우먼 조혜련의 일화가 화제가 됐다. 일본에 진출했을 당시, 방송 전 매우 긴장하며 "잘하지 않아도 돼. 있는 그대로 해"라며 스스로 다독이고서는 진짜로 못했다고. "잘하지 않아도 돼. 배우는 과정인데 뭐" 하고서는 대부분의 대련 시간을 서서 보낸 나 같았다. 하다 보면 어떻게 되겠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