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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판이 만든 창의성

토드 셸비 전시회 관람 후기 @ 대림미술관

by 녹차라떼샷추가


햇살 비치는 오후.

단조로운 일상에서 탈피하고 싶은 날이다.

색다른 자극을 찾아 미술관으로 간다.

토드 셸비 #즐거운_나의_집 @ 대림미술관 (4월 29일~10월 29일)
링크 : https://www.daelimmuseum.org/onViewTab1.do



대림미술관에 자리잡은 토드 셸비 전시회.

미니멀리즘과는 정반대인 맥시멀리즘을 지향하는 예술가.

뒤죽박죽 얽혀 있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는 사진가이자 일러스트 작가이다.



항상 정돈되고 깔끔하게 살아야된다는

무언의 압박 속에 억눌린 내 마음이

토드 셸비를 만나 통쾌한 해방감을 느낀다.

조용한 미술관에서 개구장이처럼 뛰어다니며 난장판을 만들고 싶을 만큼.


아래는 토드 셸비 본인이 직접 설치한 자신의 방 모습이다.





토드 셸비의 사진 작품 속 주인공들은 모두 뚜렷한 개성을 보여준다.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개성이 토드 셸비를 자극했을테고,

토드 셸비는 이들의 집을 찾아가 공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인물의 개성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토드 셸비 전시회에서 전반적으로 유쾌한 자유분방함을 느꼈다.

전시회 제목인 '#즐거운_나의_집'과 잘 맞아떨어진다.




우리는 꽤나 질서정연한 모습에 익숙해져 있다.

정답을 정하고, 계획을 세우고, 관습을 따르고, 다수 대중에 속해 있을 때 안정감을 느낀다.

질서정연한 모습은 구성 요소 하나하나보다는 전체적인 조화를 중시하는 관점이다.


토드 셸비는 이 세상을 자신의 방처럼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난장판으로 만들고 싶다고 한다.

이러한 난장판을 '창의적 카오스'라고 표현한다.

나는 토드 셸비가 무질서한 상황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의 개성과 창의성에 주목했다고 생각한다.


전시회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그 전과는 다른 어색함이 느껴진다.

예를 들면, 도덕적으로 올바른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내 모습이 굉장히 낯설었다.

나는 왜 우리 사회 질서에 모범적으로 순응하고 싶어하나?

이상한 일이다.


무질서한 상황 속에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토드 셸비는 유쾌한 자유분방함을 표현했지만,

왠지 나는 무질서한 상황 속에서 불안하고 혼란스러워할 것 같다.


토드 셸비가 보여준 유쾌한 자유분방함.

나도 그 곳으로 가보고 싶다.

아니. 나도 이제 가보련다!




대림미술관 나들이 사진 2017.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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