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에서 프로페셔널이 되기 위한 준비
꿈 꾸는 우리는 불안한 미래와
자신의 가치관 사이에서
방황하며 살고 있다.
꿈 많은 시절 만난 친구들이 있다.
자연환경을 소중하게 생각하기에
자기 삶 마저 환경에 기여하고 싶다는 친구들
환경대학원에서 만난 친구들이다.
대학원 공부를 하며 2년을 함께 지냈지만,
지금은 각자 자기 삶을 찾아 뿔뿔이 흩어졌다.
박사 공부를 이어나가는 친구도 있고
기업, 국제기구 등 사회로 나간 친구도 있다.
각자 자리에서 고군분투 해 보지만
환경 분야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기란 어렵다.
사람들이 환경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 뿐더러
현실적인 처우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나를 포함한 꿈 많은 내 친구들은
불안한 미래와 자신의 가치관 사이에
끊임없는 걱정을 안고 살아 간다.
술 한 잔에
위로와 용기를 건네보지만
현실은 변함이 없네.
사회 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내가 가진 꿈을 이해받기란 어렵다.
그래서 꿈 이야기를 안하게 된다.
주식, 정치, 연애 얘기를 주로 하는데
관심이 별로 없어 대화에 쉽게 흥미를 잃는다.
그럴 때 마다 서로의 꿈을 응원해주던
대학원 친구들 생각이 자주 난다.
그렇게 종종 모여 한 잔 술에 위로를 건네고
또 한 잔 술에 용기를 건네며
서로의 삶을 응원해 준다.
하지만 술 잔에서 오고 간 위로와 용기는
그 술자리에만 머무를 뿐 현실은 변함이 없다.
여전히 내 꿈을 향해 나아가는 길은 불안하다.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던 자부심마저
남들에게 인정받지 못한다는
열등감으로 변해가는 걸 느낀다.
변하는 게 없다는 걸 알면서도
위로받고 공감받고 싶은 마음에
친구들과 술 자리를 만들고
밤이 늦도록 소주를 들이킨다.
변하지 않는 현실 이면에는
수동적인 삶을 살고 있었던
우리의 모습이 있었다.
얼마 전,
여느 날과 똑같이 소주를 마시는데
한 명이 이렇게 제안한다.
"우리 주기적으로 모여서 뭐라도 해보자!"
시의적절한 제안이라고 생각했다.
현실에 대한 어려움을 얘기하기 보다는
서로의 꿈과 삶을 공감하는 우리가 모여서
현실을 바꿔보자는 의미로 들렸다.
돌이켜보니 우리는 수동적으로 살고 있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자연환경에 관심이 없다."
"이런 현실은 우리들이 바꿀 수 없다."
"중요한 일을 하는데 처우는 좋지 않다."
"미래는 대통령 손에 달렸다."
등등...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제한하고
다른 사람들을 탓하고
권력을 가진 누군가에게 희망을 바라는 건
분명 주체적인 삶의 모습은 아니었다.
대학원까지 공부한 우리가
스스로 지식인이길 포기하고 있었던 셈이다.
우리 스스로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자연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이 분야에서 기여하고 싶다는 우리들이
사람을 변화시키고 사회를 변화시키지 못하면
우리 대신 누가 변화를 불러일으키겠는가?
우리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각자가 쌓아온 전문성과 영향력을 바탕으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이해시키고,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며,
환경과 인류가 공존할 수 있는 방향을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은
자연환경 그 자체를 위한 일이기도 하고
자연환경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인류를 위한 일이기도 하고
이 분야에 기여하려는
우리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
변화를 만들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런데 막상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근본적으로 우리 개개인이 가진 역량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다.
1. (삶의 방식) 환경친화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2. (전문 지식) 전문적인 지식도 부족할 뿐더러
3. (커뮤니케이션) 표현에 설득력이 부족하고
4. (기술) 세상을 바꿀만한 기술도 잘 모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5. (인간 이해) 사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다 보니
사람들이 바뀌어야 된다고만 얘기하지
왜 안바뀌는지, 어떻게 바꿀지 모른다.
우선 각자 영역에서 전문가가 되자.
우리 모임 구성원들 각자 역량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우리가 변화시킬 수 있는 부분도
많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하여 우리 모임의 목표를 설정했다.
모임에 참여하는 구성원들 나이가 벌써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이다.
우리도 5년~10년 뒤면
사회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가 된다.
이 모임을 시작하면서 가진 바람이 하나 있다.
구성원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현재 전문가로 활동하는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전문가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혼자서 고민하고 노력하기 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고 함께 토론을 하다보면
여러 명의 고민을 동시에 할 수 있으리라.
각자 분야에서 전문가로 성장한다면
자연스럽게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부분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 전문 영역은 무엇인가요?
모임은 매달 한 번씩 진행할 예정이다.
다들 친하게 지냈지만
사실 각자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은지 잘 모른다.
그래서 당분간은 서로의 분야를 공유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데에 초점을 두려 한다.
추후에는 외부 전문가를 초청하거나,
특정 주제를 잡아 토론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리 모임의 초기 멤버는 8명의 관심사 List
* 김대수 - 에너지 정책, 배출권거래제
* 박혜영 - 공유경제, 교통, 스타트업
* 백종학 - 국제기구, IT, 사업
* 문서영 - 정책평가, 국제개발, 지식이전
* 서진원 - 화학산업, 기후변화, 민주주의
* 이성재 - 분산형 에너지원, 인식 변화
* 임선영 - 환경ODA
* 홍정현 - 생태, 시민사회, 건축, 삶
대부분이 같은 전공으로 공부했지만
서로 다른 관심 분야를 가지고 있기에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조합이다.
지금은 관심 분야라고 적었지만
추후 자신의 전문 분야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상대방을 가장 존중하는 방식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상대방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6월 첫 모임에서는 두 명이 발표했다.
민간기업 연구소에서 일하는 서진원군은
"석유화학산업과 플라스틱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플라스틱 사용과 관련한 문제를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플라스틱 관련 동향을 소개했다.
<참고> 발표자료 ↓
국책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는 김대수군은
"배출권거래제에서 나타나는 기업들의
전략적 행동에 대한 분석"을 발표했다.
국내 배출권거래제도에 대한 설명과 아울러,
성공적으로 제도가 안착하기 위해서
필요한 제안들을 해주었다.
발제에 앞서 우리 모임에 임하는
바람직한 태도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상대방을 가장 존중하는 방식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상대방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다들 친하고 또 착한 사람들이라서
비판적인 질문을 꺼릴까봐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질문이 끊이지 않아
3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앞으로 우리 모임의 성장이 기대가 된다.
우리의 관점이 가치가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은 이제 우리의 몫이다.
우리가 모임을 시작한 이유는
각자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함이고,
더 나아가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사회에 강조하고 싶기 때문이다.
환경 감수성이 풍부한 우리들이
인류의 미래 세대까지 걱정하는 우리들이
세상의 주류가 아니라고
돈 버는 일과는 거리가 멀다고
주눅들고 무시당할 필요는 없다.
그 누구나 그러하듯이
우리가 가진 관점 역시 가치가 있다.
다만, 우리의 관점이 가치가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은 이제 우리의 몫으로 남겨졌다.
우리보다 더 어려운 환경 속에서
환경 분야를 개척했던 선배들이 그러했듯이
우리가 이제는 그 뒤를 이어 받아야 한다.
미약하게 시작한 이 모임이
후일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모임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나씩 만들어 갑시다 :)
마지막으로, 우리 모임 막내의 생일과
우리의 첫 모임을 기념하며!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