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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차라떼샷추가 May 13. 2018

낭만도시, 춘천에 깃들다 2018 (의암호)

천천히 가세요. 아름다운 풍경을 지나치지 않도록.

여행을 떠나는 순간,
나는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로 돌아간다.


제가 여행을 다니는 이유입니다.


여행을 통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공간을 경험하고,

새로운 주제를 맞이하고,

잘 짜여진 일상을 떠나

새로운 시간 속에서

꾹꾹 눌러왔던 내 자신을 찾게 됩니다.


이번 여행지는 '낭만도시, 춘천'입니다.

2018년 5월 5일(토)~7일(월)까지
3일간 다녀왔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했습니다.

저희는 뚜벅이라 대중교통을 이용했고요,

소한 것을 무심코 지나치지 않고,
풍성한 감성을 느끼고자 했습니다.


제가 느낀 봄 춘천은

다섯가지 매력이 있었어요.

1. (풍경) 따뜻한 노을 빛이 머무는

의암호 자전거길

2. (풍경) 싱그러운 초록 햇살이 내리는

청평사 등산로

3. (음식) 명불허전 닭갈비와 막국수

4. (음식) 젊은 감성이 되살아나는 춘천 먹거리

5. (숙박) 춘천의 '결'이 담긴 게스트하우스





1. 따뜻한 노을 빛이 머무는 의암호 자전거길


빛에 따라서 사물을 보는 느낌이 달라져요.

사물 그 자체는 변하지 않는데도 말이죠.

이번 여행에서는 빛으로 드러나는

춘천의 풍경을 느껴보고자 했어요.


첫 번째 춘천의 빛은 노을입니다.

사진 작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빛이

바로 노을 빛이라고 하더라구요.

저 역시 노을 빛을 좋아합니다.

붉으스름한 따뜻함과

낮게 그리고 길게 비추는 진득함.

이런 매력이 있더라구요.


춘천 노을 빛을 감상하기 위해

의암호 자전거길을 선택했습니다.

해가 서쪽 산 봉오리 사이로 떨어지면서

노을 빛이 물 위로 길게 늘어지는 장면을

감상할 수 있는 코스입니다.

저희는 오후 4시~7시에 라이딩을 했어요.


<자전거 코스 개요>
구간 : 춘천역~소양강처녀상~인어상
거리 : 편도 10km, 왕복 20km
시간 : 3시간 (풍경 감상 시간 포함)
춘천역~소양강처녀상~의암호인어상 코스


라이딩을 시작한 오후 4시.

서서히 노을 빛이 내립니다.



길게 늘어진 노을 빛은

나뭇잎 하나하나 또렷하게 비춥니다.

마치 나뭇잎 하나 마저도 소중한 생명이라는 듯


세상 모든 것을 지워버릴 듯한

강렬한 햇빛이 사그라드니

모든 만물들이 본연의 모습을

더 드러냅니다.



문득 지나가다

'천천히' 라는 경고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위험하니 속도를 줄이라는 경고 보다는

아름다운 풍경을

'천천히' 감상하라는 말처럼 들립니다.



노을 빛이 내리는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그 순간이 언제인지도 정확하지도 않죠.

길지도 않고 정확하지도 않은 순간

그 찰나의 순간을 만나기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모든 것이 정확하고 정교해진

디지털 세상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아날로그 감성이 이런 거겠군요.



손 하트 안에 저 노을을 넣어보겠다고

수 십 번 사진을 찍었던 모습을 돌이켜 보면서

사랑이 거창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저 함께 더 나은 순간을 만들어 가고 싶은 마음.

그 마음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네요.




"낭만도시, 춘천에 깃들다 2018"은 다음 글에서 또 이어집니다.

1. (풍경) 따뜻한 노을 빛이 머무는 의암호 자전거길 (이번 글)
2. (풍경) 싱그러운 초록 햇살이 내리는 청평사 등산로
3. (음식) 명불허전 닭갈비와 막국수
4. (음식) 젊은 감성이 되살아나는 춘천 먹거리
5. (숙박) 춘천의 '결'이 담긴 게스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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