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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판단하는 안목을 길러라.

의사결정 실패를 객관적으로 감지하고 조직의 학습으로 연결하는 리더십

by 녹차라떼샷추가

의사결정도 실패할 수 있다.


모든 선택이 항상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에요. 결정의 순간에는 기대감이 크지만, 시간이 지나면 현실을 냉정하게 마주하게 되죠.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과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 역시 수많은 의사결정 실패를 경험했고, 이를 공개적으로 인정하기도 했어요.


실패 자체는 비난의 대상이 아니에요. 인간은 제한된 정보와 시간 속에서 최선의 선택을 내릴 수밖에 없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실패를 어떻게 다루느냐예요. 리더의 역량은 실패를 판단하고, 교훈을 얻으며, 다음 결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드러나요.




실패를 판단하는 구조를 갖춰라.


의사결정의 실패는 신속하게 인정하고 조정할수록 효과적이에요. 잘못된 방향으로 조직의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죠. 반대로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잘못된 결정을 밀어붙이면, 팀의 에너지를 소모하고 불필요한 손실을 키우게 돼요.


하지만 리더 개인 입장에서는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고 인정하기가 쉽지 않아요. 심리적 방어기제가 작용하기 때문이에요. 권위를 강하게 의식하는 리더일수록 선택을 정당화하려는 경향이 있고, 이미 투입된 시간과 자원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려는 행동도 보이죠.


따라서 실패 여부를 리더 개인에게만 맡기기보다는,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해요. 공개적이고 측정 가능한 기준을 사전에 설정하면, 심리적 부담을 줄이면서 시스템적으로 실패를 빠르게 감지할 수 있습니다.


다음 세 가지 기준은 의사결정 실패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에요.

1️⃣ 목표 성과 대비 현저한 미달

2️⃣ 실행 과정에서 반복되는 일정 지연

3️⃣ 주요 전제 조건의 급격한 변화




실패 판단 요소 1.

목표 성과 대비 현저한 미달


의사결정의 성패는 성과로 검증돼요. 목표 성과나 마일스톤 대비 일정 수준 이하일 경우, 자동으로 ‘재검토’나 ‘중단’ 프로세스를 발동하도록 설정할 수 있어요. 이 방식의 장점은 리더의 심리적 방어기제를 건드리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리더가 틀렸다’가 아니라 ‘데이터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사실로 판단이 이루어지니까요.


예를 들어, 한 소비재 기업은 신제품 광고 캠페인에서 A, B, C 세 가지 안 중 하나를 선택했어요. 마케팅 총괄 리더는 A 안을 선택하며, "1주일간 목표 매출 대비 달성률이 50% 미만일 경우 즉시 광고를 중단한다"는 기준을 설정했죠. 1주일 후 목표 달성률은 30%로, 기준에 따라 광고는 중단되고 B 안으로 남은 예산을 전환했어요. 다행히 B 안은 목표를 상회하며 전체 목표 달성을 가능하게 했어요.


모든 구성원이 기준을 공유했기 때문에, 중단 결정이 리더 개인의 책임이 아닌 조직 합의 결과로 받아들여졌어요. 리더 역시 심리적 부담 없이 실패를 인정하고, 신속히 다음 대안을 준비할 수 있었죠.




의사결정의 실패 판단 요소 2.

실행 과정에서 반복되는 일정 지연


실행 과정에서 일정이 반복적으로 지연되면, 단순한 일정 관리 실패가 아니라 의사결정의 구조적 문제일 가능성이 높아요. 구성원들이 결정에 공감하지 못했거나, 현장 여건이 반영되지 않았거나, 필요한 협업과 자원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결정이 내려졌다는 신호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한 AI 기술 기업은 글로벌 박람회를 3개월 앞두고 데모 제품 공개를 결정했어요. 개발 기간이 빠듯했지만 홍보 효과를 놓칠 수 없었기에 경영진은 밀어붙였죠. 그러나 매주 진행 상황을 업데이트할 때마다 개발 일정은 계속해서 늦어졌어요. 핵심 알고리즘을 개발할 인력이 다른 프로젝트에 묶여 있었고, UI 디자인에 대한 콘셉트도 구상되지 못한 상태였지만, 인력 충원 없이 프로젝트를 진행했죠. 결국 목표로 했던 데모 제품 공개가 무산되면서, 그동안의 시간과 노력이 헛수고로 돌아가게 되었죠. 경영진은 개발 일정이 반복해서 지연되는 상황을 보면서 의사결정을 교정할 수 있었지만 그 기회를 놓치고 말았어요.


이처럼 반복적인 일정 지연은 단순한 실행력 문제가 아니라, 잘못된 의사결정을 교정해야 하는 신호예요. 아무리 경영진이 강하게 밀어붙여도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




의사결정의 실패 판단 요소 3.

주요 전제 조건의 급격한 변화


의사결정은 당시 전제를 기반으로 이루어져요. 그러나 정책, 기술, 사회적 환경이 바뀌면 전제가 무너지고, 결정 효과도 보장할 수 없게 돼요. 이를 방지하려면, 핵심 전제 조건을 명문화하고 주기적으로 검증하는 절차가 필요해요. 예를 들어, “정부 지원 유지”, “시장 성장률 5% 이상”, “6개월 내 기술 상용화 가능” 등의 조건을 설정하고, 정기적으로 유효성을 점검해야 해요. 기준을 벗어나면 자동으로 전략을 재검토하도록 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한 의료기기 회사는 중동 시장 진출을 추진했어요. 초기 판단 기준은 인허가 승인 기간이 3개월 이내로 짧다는 점이었죠. 그러나 정책 변화로 승인 기간이 최대 2년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정보를 확인했고, 기존 결정을 재조정해 우선순위를 변경했어요. 주요 전제가 바뀌었음에도 기존 결정을 유지했다면, 회사는 많은 시간과 자원 손실과 기회비용을 감수해야 했을 거예요.




실패가 끝이 아니다.


의사결정의 실패는 결코 끝이 아니에요. 명확한 기준을 통해 실패를 신속하게 감지하고 대응하면, 조직과 리더는 경험에서 배울 수 있어요. 목표 성과, 실행 일정, 주요 전제 조건을 점검하며 부족한 점을 확인하고 전략을 조정하면, 다음 의사결정은 더 견고하고 효과적일 수 있어요.


실패를 인정한다고 해서 리더십이 약해지는 것이 아니에요. 오히려 실패를 빠르게 인정하고 배우는 리더는 조직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변화를 받아들이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줍니다. 이런 리더십이야말로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다음의 성공을 기대하게 만드는 원동력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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