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과 마주한 나의 이야기
나는 요즘 점점 뼈만 남아 간다. 살이 빠졌냐고? 뭐 그것도 맞는 얘기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근본적인 외로움에 관한 것이다.
요즘 외로움을 느낀다. 환경이 바뀌며 외로움이 생긴 것일까. 나는 그보다는 내가 원래 가지고 있던 외로움이 드러난 게 아닐까 생각한다. 이 기분은 단지 육체적인 외로움이나, 감정적인 공허함에서 오는 외로움 따위를 초월해 버린 더 근본적인 외로움이다. 이것은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외롭고, 사람에게 점점 기대를 하지 않게 만든다. 외롭다는 말과 모순되게 점점 먼저 사람을 피하게 되고 혼자가 편해진다. 하지만, 나의 속은 공허함에 빠져 뼈만 드러나버린 것 같다. 뼈만 남아 나를 조여 가고 차가운 공기에 뼈가 깎여 나가는 듯한 이 기분은 도통 적응이 되지를 않는다.
나는 아찔하고 스릴 있는 나의 이 감정을 미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조용히 한 발짝 떨어져서 관찰 중이다. 나는 여전히 나를 다 알지 못하고, 불완전한 나를 완전히 알아가려 노력하는 중이다. ‘나’를 알고 봐온지는 오래됐지만, 외로움에 적응하려다 혼자 무너지는 ‘나’의 모습은 내가 봐도 낯설다.
외로울 때 연애를 하면 안 된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다. 외로운 데 사랑을 찾지 말라니, 꽤 냉정하고 잔혹하다. 살면서 느끼지만, 힘든 것은 결국 자기 자신만이 이겨 낼 수 있는 것 같다.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만, 방향키를 쥐고 있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기 때문에 어떻게 생각하며 살아갈지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은 스스로의 몫이다. 난 내 마음의 빈익빈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는 중이다. 수영도 못하면서 바다에서 발버둥 치며 물을 먹는 느낌이지만, 언젠가는 스스로 물에 뜨는 법을 터득하리라 생각한다.
반대로 뼈만 남은 내가 오히려 더 깡다구가 있어지고 단단해지지는 않을까도 상상해 본다. 이러나저러나 내가 오늘 할 수 있는 최선은 외로움이 나에게 스며들 수 없게 나의 오늘을 꽉 채워 살아가는 것이다.
나는 또 오늘을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