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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을 등에 업고 자생한다.

by 정진우

살면서 우리는 외로움과 함께 한다. 늘 멀지

않은 곳에 있기에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요즘 나는 외로움과 함께 하는 중이다. 사실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외로움을 경험해 보는 것 또한 나에게 좋은 자양분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외로움을 달리 말하면 나와 대면하는 것 아닐까? 외로워진 것은 나와 대면하는 데에 있어서 피할 곳이 없어진 것뿐이다.


나의 일과는 일을 하고, 집에 온다. 또, 그 사이에 책도 읽고, 글도 쓰며 종종 드라마도 본다. 나는 그렇게 균형을 잡으며 자생한다. 또한, 더 발전된 나를 만들어 가기 위해 별로 티 나지 않는 노력들을 하는 중이다. 조금씩이지만 매일매일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 해외에 있다지만, 언어는 쓰지 않으면 늘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체감 중이다. 공부를 시작한 지 3주가 넘었지만 아직 뭐가 다른 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계속해보려고 한다. 많이 달라지지 않더라도 나 스스로를 돌보는 이 과정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 이 과정이 익숙해지면 다음 목표는 운동이다. 항상 나에게 낯설던 운동을 편한 옷 입듯이 익숙해지고 싶다. 영어공부라는 옷을 입는 것이 편해지면 다음은 운동이라는 옷을 입어봐야겠다.


외로운 만큼 스스로 목표를 잡기 좋은 때가 있을까. 이건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스스로를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 자신과의 눈싸움에서 지지 않을 것이다. 나를 더 관찰하고, 이겨낼 것이다.


다만, 이 넓은 세상을 혼자 살아가겠다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여전히 내 가족들과 친구들은 그립다. 외롭다는 말처럼 보고 싶을 때가 많다. 새삼 주변 사람들에게 의지를 많이 하며 살고 있었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이 타국에서도 그런 좋은 사람들을 내 곁에 만들어 갈 것이다. 너무 혼자 센티해지거나, 나에게 익숙한 것들만 하며 살지는 않으려 노력 중이다. 난 여전히 사람냄새가 좋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각자의 우주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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