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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

by 정진우

이른 아침 출근길에 지하철에서 문득 고개를 드니, 맞은편 사람들의 절반은 고개를 벽에 기대고 잠을 청하고 있었다.

아마도 기댈 곳이 필요했겠지.

어떤 하루를 보냈길래, 어떤 하루를 버텨야 하길래.

그들은 어떤 책임들을 어깨에 메고, 지하철에서 나마 겨우 벽에 기댈 수 있는 건지.

나도 그들도 다 그렇게 사는 것이겠지.

각자 다른 내려놓을 수 없는 배낭을 메고.

우리는 그저 쉼터에서 잠시 만났을 뿐.

영원히 기대고만 있을 것 같던 사람들이 다시 일어나서 정상을 향해 오늘치의 등반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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