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르는 것을 체감한다.
난 지금 ‘스물셋’이라는 노래를 듣고 있다. 올해부터였을까, 나이 세는 법이 만 나이로 바뀌었다. 덕분에 나는 1년 더 스물셋이라는 불안한 나이로 사는 중이다.
시간은 자신이 흐른다고 자랑하거나 과시한 적이 없기에 문득 흐른 시간을 돌아볼 때면 따라가기 버거운 그 빠른 속도에 마냥 놀라울 뿐이다. 나도 성인이 되었음에 신기했던 때가 엊그제 같지만, 이미 사회생활에 발을 내딛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 나의 부모님은 항상 옆에서 “시간이 너무 빨라. 1년이 금방이야...”라고 자주 말씀하시고는 했다. 그 말의 깊이와 무게를 아직 전부는 공감할 수 없지만,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어렸을 때는 ‘시간’이라는 말이 나에게 주는 부담이 전혀 없었다. 시간은 단지 몇 시인지 확인하는 '시계'일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은 내가 어리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급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면서 나는 많이 조급해졌다. 한정된 시간에 부여되는 책임감이 생기면서 그렇게 변해갔다. 일과 공부 같은 것들 뿐만 아니라 나는 놀 때에도 더 계획적으로 변하고 같은 시간이라도 조금이라도 더 알차게 놀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점점 좁혀져 오는 시간이라는 강박 속에서 사느라 지난 시간을 돌아볼 때면 아쉬움에 시간이 빨리 흘렀다고 느끼는 것 같다.
그리고 그냥 하루동안 집에서 내내 쉬어버리면 ‘하루를 내가 또 버렸구나...’라는 생각에 빠져서 더 죄책감이 들었다. 그때는 시간을 이렇게 밖에 쓸 수 없을까란 생각에 많이 힘들어하면서도 그 ‘애매한 삶‘ 속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물론 지금 생각하면, 그 애매하게 집에서 보내는 시간조차 나에게는 필요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눈에 띄지 않는 시간 사용에 대한 결과에 내가 많이 흔들렸던 것이다. 그래서 시간은 물론 소중하지만, 지나간 시간에 너무 크게 흔들리지 말자고 생각해 본다. 그냥 오늘 하루에 충실하고, 자기 전에 만족할 정도의 하루였다면 된 것이다.
나이 얘기로 시작했지만, 자연스레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나이 먹는 것이 두렵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게 되었다. 나이 먹는 것이 뭐길래 내가 이토록 두려워하는지 모르겠지만, 돌이켜 보면 나는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되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내 시야가 나이를 점점 더 먹어가며 넓어지는 것을 기대해 본다. 그러면 나이 먹는 것이 두렵지 않고 기대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