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떠나기 전날이 가장 설렌다

남미 여행 필수 준비사항

by Sujin

다수의 남미 여행책에서 혹은 검색만 해도 쉽게 얻을 수 있는 내용 (간혹 정보)이지만, 내가 준비했던 과정을 토대로 기록해 본다.




1. 항공권 구매


항공권만 끊으면, 여행 준비의 반절 이상은 한 거다.

'가고 싶다. 가도 되나? 갈 수 있을까? 어떻게 가지?'라는 억겁(?)의 고뇌를 하는 동안, 손은 부지런히 스카이스캐너를 검색하고 있었다. 결국, '그래, 가야겠다.'라고 결정한 시기는 여행 약 7개월 전. '남미 사랑' 커뮤니티에 가입하고, 열심히 눈팅(?)을 했다. 항공권은 4~5개월 전에 사야 가장 저렴하다고 여행 선배님들의 조언이 이어진다. 그 뒤에 약 석 달간 매일같이 항공권 검색을 했던 거 같다.


내가 원했던 조건은

경유 1회

대기시간이 적당할 것

좌석이 넓을 것

가능하면 국적기를 탈 것


남미대륙까지 가는 직항은 없기에 당연히 경유해야 했지만, 경유 2회 이상할 자신도 없었고, 비행시간과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도 힘들 것 같았다. 열심히 검색하던 중 조건에 딱 맞는 항공편 라탐 항공(란칠레항공)을 찾았다. 갈 때, LA에서 1회 올 때, 런던에서 1회 경유하는 일정에 대기시간도 적당했고, 무엇보다 서울에서 출발하는 항공은 대한항공 공동운항(코드셰어), 런던에서 서울로 오는 항공도 대한항공이었다. 돌아오는 대한항공편은 마일리지도 적립도 가능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좌석이 간격이 81cm! 나는 좌석 간격이 조금이라도 넓으면 높은 금액을 지불할 충분한 의지가 있었다. (스카이스캐너에서 좌석 간격도 확인할 수 있다)



* 더불어, LA 경유는 4시간, 7시간, 그리고 12시간의 항공편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이왕 경유하는 거 할리우드와 산타모니카 해변을 다녀오기 위해 12시간 레이오버를 선택했다.


조건에 딱 맞는 항공편을 찾았으나, 결제까지는 상당히 망설였다. 조금 더 기다리면 금액이 떨어질 수도 있나? 이렇게 고민만 한 달을 넘게 했던 거 같다. 일시에 금액이 굉장히 올랐다가, 그다음 주가 되면 또 금액이 떨어졌다가 등락을 3~4차례 반복하였으나, 처음 검색했던 금액보다 결국 떨어지지 않았다. 4개월 정도 남은 시점에 최종 결제를 했으나,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적당한 금액이라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결제하는 게 현명한 거 같다. 그리고 다시 그 조건을 검색하며, 이후에 금액이 떨어졌다고 혹은 올랐다고 일희일비하지 않을 것! (나 같은 경우, 결제 이후에 스카이 스캐너를 바로 삭제했었다.)



2. 황열병 주사(장티푸스)


황열병 주사는 볼리비아 비자 발급을 받기 위해 필수적으로 접종해야 한다. 접종을 위해서는 접종 기관/병원을 확인하고, 여권과 수입인지(은행에서 가능)를 구매한 후, 예약 후 해당 병원에 방문하면 된다. (* 예방접종은 최소 출국 10일 전에 접종해야 한다) 나는 여러 병원에 전화로 문의한 후, 토요일에 접종이 가능한 병원을 방문했다. (서울 순천향대병원)


https://nqs.cdc.go.kr/nqs/quarantine/national/ino/ino.jsp


* 의사 선생님께서 장티푸스도 접종하고 출국할 것을 권고하셔서 회사 근처 보건소에서 장티푸스도 접종했다. (보건소가 저렴)

** 황열병 접종하면서, 고산병약도 처방받았다.



3. 볼리비아 비자 발급


볼리비아 발급에 필요한 서류들을 챙겨서 (반차를 내고) 아침 일찍 서울 종로구의 볼리비아 대사관에 방문했다. 오픈 시각에 맞춰 도착했는데, 번호표를 뽑고 기다려야 한다. 서류 제출하고, 발급까지 대기하면 2시간 정도 걸렸다. 페루 쿠스코에서도 볼리비아 대사관에 방문에 여행 중에도 발급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 미리 발급하면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 (대신 반차 소진..)



4. ESTA 비자 발급


미국 경유를 위해 발급받았다. 공항 밖으로 나오지 않아도, ESTA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미국 도착 72시간 전에는 발급받아야 하니 여유를 가지고 신청할 것. 이미 인터넷에 나와 있는 대로 잘 따라 신청하면 24시간 이내에 발급받을 수 있다.



5. 해외 로밍 서비스


안타깝게도 내가 이용하고 있는 통신사는 남미 지역에 로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았다. 현지 유심을 사는 방법, 미리 통합 유심을 사는 방법 등 여러 가지를 고심했지만, 여행 일정이 다가오고 해외에서 구입하는 유심이 제시간에 올 것 같지 않아 결국 현지에서 유심을 사서 사용하기로 했다. 남미 내에서도 몇 나라는 공통 유심으로 사용하거나 충전할 수도 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현지 유심과 충전 비용이 그다지 비싸지 않으니, 새로운 국가로 진입하면 해당 나라의 유심을 사야지 마음먹고 가면 편한 거 같다. 물론, 데이터가 안 터지는 지역도 있다. 괜히 머리 쓰고 푼돈 아끼려고, 구매를 미루는 것도 머리가 아프다.


미국에서 12시간 남짓 체류할 거라 유심을 구매하지 않고, 24시간 로밍 서비스를 LA에 도착하자마자 사용할 수 있도록 미리 구매했다. 하루 만 2천 원 정도.



6. 여행자 보험


여행 가기 전 하루 이틀 전이라도 꼭 여행자 보험에 가입한다. 너무 비쌀 필요도 없이 가격 비교해서 저렴한 보험으로 가입했다. 제일 걱정되는 게 휴대폰 분실인데, 자기 과실에 의한 분실이 아닌 실제 도난이 인정돼야 하거나, 현지 경찰서의 확인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중요한 휴대폰과 카메라 등의 파손 혹은 분실에 관한 부분은 특히 꼼꼼히 읽어봐야 한다. 또, 보험기간 동안 24시간 카카오톡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험사도 있으니, 유용할 거 같다. 여태껏 여행하며 여행자 보험을 이용해야 할 만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으니 다행이지만, 그래도 필수로 가입해야 조금은 안심이 된다.




여행 짐 꾸리는 것도 참 중요하다. 나는 캐리어를 가져갈지, 배낭을 가져갈지 두 달 넘게 고민했다. 각각 장단점이 있어 개인의 여행 스타일에 따라 선택하면 되겠지만, 나는 끝까지 결정을 못 하고 결국에는 배낭과 캐리어 둘 다 가져갔다. 뭐랄까. 배낭과 캐리어 각각의 단점 때문에 시시때때로 괴로웠고, 그래도 짐을 분산해서 덜 힘들 때도 있었고. 부칠 짐이 두 개니(버스 이용 시), 융통성 있게 봐달라는 몸짓도 해야 했고.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도 있었고. (적고 보니 둘 다 가져가면, 더 힘든 거 같네) 35일간 어깨엔 45리터짜리 배낭을 한 손에는 캐리어를 질질 끌고 가끔은 들고 (바퀴 상태가 좋지 못한 채 가져가서 돌아올 땐 바퀴가 세 개밖에 안 남았다지...) 돌길, 흙길, 언덕길, 계단을 두 다리로 열심히 누볐다.


글로 정리하다 보니, 다시 여행 준비하는 것처럼 설렌다. 여행을 기록하고, 꺼내 볼 때마다 다시 그곳으로 돌아간 듯 여행하는 기분이면 요즘처럼 '사회적 거리 두기'해야 하는 이 시점에 기분전환이 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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