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회사로 향하는 발걸음은 늘 같았다. 집안은 고요했고, 아들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조심스럽게 현관문을 열었다. 하지만 바로 그때, 들려오는 작은 목소리가 있었다.
“아빠, 잠시만...”
발길을 멈췄다. 아들은 자다 말고 벌떡 일어나 나를 향해 달려왔다. 눈이 퉁퉁 부은 채로 달려와 내 앞에 섰다. "잘 다녀오세요"라는 인사를 전하려는 것이었다.
그 모습이 사랑스럽다 못해 기특했다. 피곤한 날에는 그냥 자게 둘까 생각하다가도, 아침 인사를 못 했다고 울던 날들이 떠오른다. 그때마다 나는 살짝 깨워보곤 했다. 그 작은 몸으로 책임감과 사랑을 표현하는 아이.
아이가 보여주는 작은 책임감과 따뜻한 마음은 매일 아침 내게 큰 위로가 된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저 작은 아이가 커서도 지금처럼 바르고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나는 부모로서 아이에게 많은 것을 가르치고 싶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부모는 모든 선택을 대신해 줄 수 없다. 아이가 스스로 길을 찾고, 스스로 선택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진짜 역할이다.
그리고 나는 그 답을 경제에서 찾았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두 사람만 있어도 거래가 시작된다. 거래를 위해 돈이 생겼고, 의사소통을 위해 언어가 생겼다. 결국, 우리가 매일 살아가는 일상은 크고 작은 경제적 선택으로 이루어져 있다. 무엇을 사야 할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누구와 시간을 보내야 할지. 삶은 늘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에는 늘 비용과 편익이 따른다.
경제는 단순히 돈을 다루는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원칙을 배우는 과정이다. 올바른 선택을 고민하고, 서로를 이해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나는 아들이 경제를 통해 그런 선택의 힘을 배우길 바랐다.
이런 생각 끝에 나는 아들을 위해 만화책을 만들었다. ‘나도 경제왕’ 시리즈다. 아이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경제를 가르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세 번째 책은 행동경제학을 다뤘다. 이 만화는 처음에는 아들을 위해 만들었지만, 같은 고민을 가진 부모들과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세상에 내놓았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세상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고, 스스로 고민하며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아이들만 알아서는 부족하다.
부모인 우리가 먼저 알아야 한다.
우리 아이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할 때, 그 곁에서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주려면 말이다.
그래서 아들과 겪는 실생활의 이야기를 경제에세이로 만들려고 한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어떤 선택을 가르칠지 고민인 부모들에게 나침반이 되고자 한다. 경제라는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배우고, 아이들에게 올바른 선택의 힘을 물려줄 수 있기를 바란다. 아이가 세상에 내딛는 첫 발걸음마다, 부모의 사랑과 가르침이 담겨 있기를 소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