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by Briony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파하는 것이 내 사명이라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나의 사명(calling).


이 세상은 이렇게 넓고, 할 일은 많은데 그동안 나는 나의 고민과 걱정들, 그리고 직장 가운데 참 많이 힘들었다. 하나님이 내 인생을 계획하시고, 나는 그에 맞게 한걸음 한걸음 나아간다는 그 진리를 오늘도 붙잡고 나아간다. 하지만, 그 일상 속에서 나는 계속 내 욕심대로, 내 주관대로 하려다 보니 무진장 힘들고 애쓰지 않았나 싶다.


뉴욕은 매일 도파민이 터지는 도시.

14시간을 비행해서라도 날아가야만 하는 곳.

내 젊음이 있는 곳. 내 자유가 있던 곳.


K장녀로 살아가면서 공부도, 인생도 잘 풀리지 않았던 그 시절에 대한 보상처럼 뉴욕은 내게 다가왔다.

피부색, 성격, 음식, 옷차림 모두가 다르기에 나의 특이함이 전혀 특이하지 않고,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였다.


학교에서, 가정에서 나의 웃음코드는 유달리 튀었다. 남들이 웃지 않을 때 웃고, 남들이 하지 않는 것만을 골라서 하다 보니 그 특이한 취향을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친구는 한 반에 한 명 있을까 말까 했다. 특히나, 사춘기 소녀들에게 동질감, 집단에 대한 소속감이 정말 중요한데 나는 그런 소속감을 별로 느끼지 못하고 자랐던 것 같다. 누구보다 많은 사랑, 적지 않은 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자랐지만 혼자서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외부 상황에 의한 독립심이 키워져서 내적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애정결핍, 인정욕구가 늘 존재해 왔다.



이제 직장에서, 가정에서 나는 또 다른 공동체 속 한 명의 구성원이 되었다.

그곳에서 사랑을 주려면 언제나 나는 채워져 있어야 하는데, 세상에서는 그 무한한 사랑을 공급하고 채워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래서 나는 교회에 간다. 하나님만이 유일한 나의 공급원이시기 때문이다.


20대 초반 내가 바라본 뉴욕은 200년 전 이민자들에게 그랬듯, 나에게도 기회의 땅이었다.

30대 초반 내가 바라본 뉴욕은 하나님이 살아 숨시고 계시다는 것을, 지금도 역사하신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는 조금 더 신앙의 성숙도가 높아진 채로 뉴욕을 다시 찾았다.




'나의 가는 길 주님 인도하시네'라는 찬양이 떠올랐다. 인천으로 가는 오전 비행기라 호텔에서 씻고 부랴부랴 나오느라 아침도 못 먹고 공항으로 향했다. JFK 공항은 꽤 노후화되어 맛집이라고 부를만한 곳도 없었다. 그냥 Grab&Go 스타일로 컵라면 2개, 물, 그리고 치킨 랩을 샀다. 평상시에는 잘 먹지 않는 컵라면을 국물까지 원샷.


하나님은 우리 가정을 위해 어떤 길을 준비하고 계실까? 기대도 되고, 그 길이 언제나 순탄치 않은 것을 알기에 마음속 어딘가에는 두려움도 있다.


이제 신규로서, 저경력교사로서의 타이틀은 끝이 났다. 중경력 교사로서 마주하게 되는 학교는 다른 모습일까? 1년 혹은 단기간만 일하고 그만둘게 아니기에 힘을 빼는 방법, 내 마음에 귀를 기울이며 일하는 방법을 노력해야 한다. 미친 듯이 일만 하는 삶보다는 워라밸을 구하자. 100% 완벽하면 좋겠지만 그것이 나를 갉아먹는 삶이라면 지양해야 할 것 같다. 인간으로서 나는 항상 지혜로울 수 없는데 그 지혜를 구하고, 고군분투하다 보니 1년 동안 여러 번의 고난을 마주하게 된 것은 아닐까?


좀 더 성경을 가까이하자. 성경을 읽자.

하나님의 말씀에 집중하자.


내 안에 있는 죄의 속성은 무얼까? 나는 참 비교를 자주 하게 되는 것 같다. 남보다 내가 더 나음을,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찾으며 스스로를 높이려는 나 자신을 마주한다.


아직 비교적 어리고 건강하다,

마음과 뜻이 잘 맞는 내 영원한 짝꿍 남편이 있다,

정년이 보장된 직장에 다닌다,

가끔 외부강의를 통해 얻은 수익(쏠쏠한 용돈)이 있다,

20대 때 다양한 곳에서 풍부한 해외경험을 했다, 등등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이 멈추라고 하실 때 언제든지 멈추시는 것을 이제는 안다. 그래서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도 내 안에 있다.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했던 지난 시절(20대)이 있었다. 그러나 내 교만이 계속 높아지는 어느 날 하나님께서 이를 낮추시고 깨뜨리실 것을 알기에 더 낮아진다. 남보다 내가 귀하지 않은 마음도 문제이지만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내가 더 나음을 찾는 자세도 죄인 것 같다. 내가 가르치고 지도했던 학생들 가운데 나의 죄된 습성을 발견하기도 했다.


나는 가르치는 사람이다. 교사이다. 그리고 곧 어머니가 될 것이다.


가능하면 자녀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하지만 사랑은 많이 주어야 한다. 독립적으로 키워야 하지만 아이가 외롭지는 않았으면 한다. 사랑을 많이 주고 싶다.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유아부 아가들도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그들이 어머니로부터 떨어지지 못하는 모습도 이해가 된다.


한국에 가면 이제 2월이 시작될 텐데 하나님의 열심을 행하는 집사님이 되자!


눈폭풍이 왔지만, 뉴욕은 여전히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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