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근처에는 홀리(holy)한 동네가 있다. 내가 출석하는 교회와 내가 사는 동네 이름이기도 하다.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어떤 사람의 대화가 들린다.
주안에서 내려야 해.
인천과 아무 연고가 없는 내게 인천은 또 다른 고향이 되었다. 인천시민 5년 차, 나는 미추홀구와 참 많은 인연을 가지게 되었다. 미추홀구에서 인천의 첫 번째 거주지를 얻었고, 혼인신고를 했다.
퇴근 후 집에 가는 길, 오늘은 교회 양육팀 팀장님과 저녁 약속이 있었다. 교회에서는 식사도 식교제라고 부른다.
주일 예배 후 가능하면 매주 양육팀 모임을 하고, 오늘은 특별히 24시간 만에 양육팀 팀장님을 만나 식교제를 했다.
우리 팀원들 한 명 한 명은 질그릇의 보배를 품고 있다.
이 말씀 지난겨울 쥬마뺄 야너뺄 부장님께서 해주신 말씀인데.
오랫동안 교회생활을 해왔지만 올해만큼 마음이 편한 공동체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이 모든 일이 하나님의 인도하심 덕분이다.
팀장님과의 모임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시민공원 사거리에서 노방찬양이 들려온다.
위러브의 시간을 뚫고라는 찬양이다.
교회에서 기도하고 가는 팀장님의 갈길을, 지친 하루를 이끌고 집에 가는 나의 갈길을 축복해 주는 찬양 같아서 끝나고 작은 박수를 보냈다.
집 가는 길에 남편과 통화를 했다.
오늘 교회 팀장님 만난다고 해서, 말씀도 나눴는지 물어본다.
"음... 성경 말씀은 안 나누었는데? 그냥 학교 얘기, 삶 나눔 했어."
"어 그래? 나도 (동기샘이랑) 학교 얘기했는데. "
겸손이 미덕인 줄 알았고, 크리스천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 생각했다. 여전히 틀리지 않는 명제이다.
그런데 가끔은 내 안에 교만이 이렇게 커질 수가 없고, 그럴 때마다 철저하게 깨지고 넘어지고 만다.
깨지고 넘어진 내용을 공유하고 집에 돌아와 글을 쓰려고 하다 보니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동생의 오늘 하룻동안 넘어진 이야기와 좌절된 이야기를 들으며 50분 동안 통화를 했다.
신앙의 깊이가 한층 깊어진 동생과 이제 오늘 하루 삶 나눔과 지난 우리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대화를 한다.
나보다 먼저 리더로 섬기고 있는 동생을 보며 도전이 많이 되는 대화를 마무리한다.
동생과 통화가 끝나고 나니 청주에서 대학원 생활을 하고 있는 하나뿐인 동기샘 생각이 났다.
청주에는 가본 적이 없어서,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
스타벅스를 보낼까 하다가, 방금 팀장님과 먹고 온 더벤티의 애플망고에이드가 너무 맛있었던 게 생각이 난다.
오늘도 동료 선생님들께, 양육팀 가족(!)들에게 받은 게 참 많다.
그래서 그 받은 사랑을 또 나눈다. 그게 나의 사명임에 분명하니까.
(오늘의 말씀)
이사야 52: 7 좋은 소식을 전하며 평화를 공포하며 복된 소식을 가져오며 구원을 공포하며 시온을 향하여 이르기를 네 하나님이 통치하신다 하는 자의 산을 넘는 발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