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디톡스와 명상
하루에도
수만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어떤 연유로,
어떤 계기로 생겨나는지도 모른 채
생각들은 왔다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또 다른 생각이 채운다.
인간이 하루에 하는 생각이 5만여 가지라는데,
그중 95%는 어제 했던 생각의 반복이라 한다.
우리는 어쩌면
매일 같은 길을 맴도는
생각의 미로 속에 갇혀 있는지도 모른다.
생각을 멈추는 것이 가능할까?
나는 그 답을 찾기 위해 명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고요함도 잠시,
몇 초도 지나지 않아 머릿속은 다시 소란해진다.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싶고,
밀린 할 일이 떠오르며,
마음은 벌써 다음 목적지로 달려 나간다.
한참이 지난 줄 알고 눈을 떠보면
고작 몇 분 지나지 않았다.
'꾸준함'이라는 근육이 얼마나 빈약한지
새삼 깨닫는다.
너무나 많은 미디어와 정보 속에
우리의 뇌는 노출되어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좋은 기사나 이야기보다는
좀 더 자극적이고 무서운 기사들이
나의 눈을 끈다.
사람들은 긍정적이고 좋은 기사보단
두려운 감정을 자극하는
기사에 더 관심을 갖는다고 한다.
연예인 기사, 새로운 드라마,
정치판에 관련한 기사,
사건. 사고에 관한 기사 등.
세상은 온통 자극적인 정보로 가득하다.
알고리즘은
우리의 두려움과 말초적인 호기심을 먹고 자란다.
아침에 눈을 뜨면
'어제 내가 자는 사이에
무슨 새로운 소식이 나오지 않았을까?
혹시 내가 놓친 건 없나?'
하고 먼저 폰을 들여다본다.
습관이란 것이 이렇게 무서운 거다.
폰은 어느새 모든 이의 분신이 되어있다.
어린아이부터 노인들까지.
이제는 인정해야 한다.
내 뇌에도 '정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은 인생의 낭비가 아니라,
다음 항해를 위한 엔진의 열을 식히는 과정이다.
한 번에 하나만 하는 것,
그리고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
이 단순한 행위가
현대인에게는 가장 어려운 고난도 수행이 되어버렸다.
불멍, 물멍, 식물멍. 무엇이든 좋다.
나는 오늘도 아침저녁으로 짧은 명상을 이어간다.
여전히 생각은 끼어들고 마음은 흔들리지만,
잠시나마 디지털의 전원을 끄고 내 안의 소음에 귀를 기울인다.
명상이 거창할 필요는 없다.
완벽한 고요를 찾기보다 잡념이 떠오를 때마다
'아, 내가 또 생각을 하고 있네'라며
부드럽게 호흡으로 돌아오는 것,
스마트폰 대신 내 숨결의 온도를 먼저 확인하는 1분,
그리고 라면 물이 끓는 3분 동안만이라도
가만히 앉아 있는 것.
이 작은 노력이 오늘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휴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