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시골에서의 삶
캐나다 시골에서의 하루는 느리다.
조용하고, 평화롭다.
하지만 그 평화 속에는 종종 지루함이 함께 따라온다.
한국에 살 때는 몰랐다.
병원에 가는 일이 이렇게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인지.
여기서는 감기 하나로 병원을 가려해도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그리고 보통 일주일은 기다려야 한다.
스페셜리스트를 만나려면 몇 주,
때로는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
그래서 급하지 않으면 그냥 참게 되고,
참다 보면 괜찮아진 것 같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이런 상황을 두고 사람들은 우스갯소리로 말한다.
“명 짧은 사람들은 전문의 기다리다 그 사이에 죽겠다”라고.
문화생활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에서는 영화관, 공연장, 전시장, 문화센터가 가까이에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갈 수 있었고,
집 앞 몇 걸음만 나가도 선택지가 있었다.
하지만 캐나다 시골에서는
‘어디 한번 가볼까’가 아니라
‘갈 수 있는 곳이 어디 있나’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차로 한참을 가야 하고,
시간과 날씨까지 맞아야 한다.
그럴 때면 자유롭지 않다는 느낌이 들곤 한다.
이곳의 삶은 분명 평화롭다.
소음도 적고, 사람도 적고,
자연은 늘 그 자리에 있다.
하지만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날에는
하루가 유난히 길게 느껴진다.
시간은 생각보다 무겁게 흘러간다.
그래서인지 아이를 다 키운 사람들 중에도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는 이들이 많다.
돈이 꼭 필요해서만은 아니다.
집에만 있기엔 하루가 너무 길기 때문이다.
카페에서, 마트에서, 작은 가게에서
사람들은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나 역시 그렇다.
집 근처 뷰티 서플라이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하루에 몇 시간을 서 있고,
사람들과 짧은 대화를 나눈다.
그 몇 시간이
집에만 있을 때보다
하루를 훨씬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주말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놀이 공원이나 호숫가 또는 여기저기 여행을 가곤 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성장하고 각자의 삶이 바빠지면서
내 일상도 자연스럽게 더 조용해졌다.
캐나다 시골의 삶은
조용하고 느리다.
그리고 그 느림을 견디기 위해
사람들은 일을 선택한다.
평화롭지만 지루한 하루 속에서
나는 오늘도
조금은 움직이며,
조금은 사람 속에 섞이며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