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대노 Aug 03. 2022

진짜, 안 도와줄 거야?

덥고 습습한 날씨로, 지치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나날이 계속되었다.

집 밖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 막히고 힘들어 아이들도 마당에 나가자마자 들어오겠다고 문 앞에 줄 서 있을 정도니 마당일을 하기도 쉽지 않다. 비가 계속 와서 두 시간은 걸리는 물 주기를 안 해도 되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비가 오지 않는 날, 완전 더워지기 전에 쑥쑥 자라고 있는 잡초들을 뽑아주러 잠시 나왔다. 비가 온다고, 너무 덥다고 산책은커녕 마당에서도 놀지 않는 아이들을 강제로 데리고 나와 들여보내 주지 않았더니, 아이들은 원두막 밑 트램펄린 위에 한량처럼 자리 잡고 누워있다. 땀샘이 없는 아이들은 통풍이 잘되는 트램펄린 위가 시원한걸 어떻게 아는 걸까? 니들 쓰라고 만들어 준 공간이긴 한데, 그렇긴 한데, 그렇다고 해도, 일하고 있는 엄마 앞에서 꼭 거기 누워야만 하는 거니?


엄마는 잡초 뽑느라 땀이 한가득인데, 그렇게 누워만 있을 거야? 과일이랑 유기농 야채만 먹지 말고 잡초도 뜯어먹으란 말이다! 아니, 뜯는 척이라도 하란 말이다!!!!!!!!!!!



누워만 있지 말고, 잡초 뽑는 엄마를 도우란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왜 나는 말도 못 하게 하는 건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