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대노 Aug 26. 2022

한번 시작된 비행은 멈출 줄 모르고......

분명 흑토마토가 살짝 발갛게 물드는 걸 봤는데, 익었겠다 싶어 가봤더니 퍼런 애들 뿐이다. 방울토마토는 본 적도 없고, 참외도 '내일이나 모레쯤 따야지'라고 생각하면 이미 늦었다. '와그작와그작'소리에 뒤돌아보면 맛도 없는 개복숭아마저 얼마나 맛있게 씹어먹고 있는지, 헛웃음이 난다. 익은 걸 어찌나 잘 찾아내는지 또, 익은 것과 안 익은 건 어찌나 기가 막히게 잘 아는지 놀랍기만 하다.

기껏 키운 사람은 맛도 못 보는 어이없는 상황이지만, 마당 있는 집 개가 그 정도는 즐기며 살아야지 싶기도 하다.

"마루야, 맛있어? 너라도 맛있게 먹었으면 됐다!"


그런데, 마루야. 올해 처음 심어 본 수박은 나도 맛 좀 보자.

"자네, 첫 수박은 나한테 양보하지 않겠나?"



이제 익었겠다 싶어 가 보면 이미 늦었다.
퍼런 건 쳐다도 안 보다가 익은 건 어찌나 기가 막히게 아는지......자네, 수박은 나한테 양보하겠나?



야무지게 발로 잡고, 맛있게 와그작와그작


매거진의 이전글 진짜, 안 도와줄 거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