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이 있는 삶, 칠자화

골목 입구로 들어섰을 때,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우리집 시그니처는 칠자화이다. 누군가 우리집을 떠올릴 때 상징이 되는 나무를 심고 싶다는 남편이 화원 사장님께 추천을 받아 심은 게 바로 칠자화인데, 이게 흔한 나무는 아닌지라 아쉽게도 "아! 칠자화가 멋들어지게 핀 그 집!"이라고 불리우진 못하지만, 들어오는 입구에서 환영의 손짓으로 반겨주는 그 모양새가 남편과 나를 기쁘게 한다.

일곱 송이의 꽃을 피워 칠자화라고 불리는 이 나무는 향이 무척 좋아 꽃이 피면 벌들이 엄청 찾아오는데, 미국에서는 벌꿀을 얻는 밀원식물로 알려져 있다. 여름에 하얀 꽃이 피어나 가을이 되면 빨갛게 변하여 꽃의 색이 바뀐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빨간 것은 꽃이 아니라 꽃이 지고 난 후의 꽃받침이라고 한다. 꽃이 됐든 꽃받침이 됐든 하얀 꽃에서 빨간 꽃받침까지, 여름부터 가을까지 즐길 수 있으니 어찌 좋지 아니한가. '풍요로운 삶의 영위'라는 꽃말 그 자체로구나!

골목을 들어서서 처음 만나게 되는 우리집 시그니처 칠자화는 수형도 수피도 예쁘다.

여름에는 하얀꽃이 가을에는 빨간 꽃받침이 그 꽃말처럼 마당이 있는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