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아이와 말할 때 어떤 표정을 하나요?

AI 시대, 코치형 부모의 비언어적 의사소통 스킬: 표정 관리

AI 시대, 말보다 강력한 소통 도구: 표정

AI 시대, 그 어느 때보다 의사소통 스킬이 중요해졌습니다. 역설적이게도 기술이 발달할수록 사람을 직접 만나는 일의 가치는 더 높아집니다. 자주 만나지 않기 때문에, 만났을 때의 소통은 더욱 깊고 진정성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부모들이 놓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아이와 소통할 때 '무슨 말을 할까'만 고민하지, '어떤 표정으로 말할까'는 잊어버립니다.


코치형 부모는 다릅니다. 의사소통할 때 '말'만 신경 쓰지 않습니다. 표정을 관리하며 아이의 표정까지 마음을 열고 탐색합니다. 그 결과 아이를 더 깊이 이해하고, 진정한 교감을 느끼게 됩니다.


말보다 강력한 도구, 표정.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왜 부모는 더 이상 자신의 표정에 신경을 안 쓸까요?

부모의 표정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대단합니다. 어린 아기에게 부모 표정은 잘한 일, 잘못한 일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부모의 웃음은 파란불, 화난 얼굴은 빨간불 신호인 듯, 아이는 표정을 살피며 계속할지 멈출지를 결정합니다. 이것을 알고 있는 부모는, 일부러 과장된 표정을 짓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표정 관리를 하며 소통하던 부모는 아이가 말을 배우면서 완전히 달라집니다. 뭐든 '말'로만 하려 하고, 말할 때 자신이 어떤 표정일지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아이는 부모의 말보다 표정에 더 민감한 거 알고 있나요?

그런데 아이는 어떨까요? 아이들은 말을 하기 시작해도 여전히 부모의 표정에 더 민감합니다. 부모의 기분을 표정으로 먼저 파악하죠. 하지만 부모는 아이의 표정을 살피기는커녕, 자신의 표정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칭 관점에서 보면, 이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사랑해'라고 말하면서 짜증 난 표정을 짓는다면, 아이는 혼란을 느낍니다. 부모의 언어적 메시지와 비언어적 메시지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문 코치들이 자신의 표정과 몸짓을 끊임없이 점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진정성 있는 소통을 위해서는 말과 표정이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엄마, 엄마는 두 얼굴이 있어요: 천사와 악마"

제가 그랬습니다. 아이가 기저귀만 떼고 걸어 다니면 좀 한가해질 것 같았는데 아이가 크면서 점점 더 분주해졌습니다. 아이 표정을 살피기도 전에,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이 먼저 보이고, 잔소리는 미리 대기라도 한 듯 먼저 나왔습니다.


내가 말을 할 때, 아이가 어떤 표정인지를 보기는 했지만 바로 다른 일에 관심이 갔습니다. 이런 와중이니 내 표정이 아이에게 어떻게 보일지는 신경 쓸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내가 알고 있는 이상으로, 저의 표정을 살피고, 혼자 죄책감을 느끼는 일이 많았네요. 열 번 좋은 표정을 지었어도 한 번 무서운 표정을 지으면 그 열 번이 다 사라지고 무서운 표정만 기억에 남고, 아이는 영문을 모르지만 뭔가를 잘못했다는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초등 1년 때 아들 훈이 이런 말을 합니다.


"엄마, 엄마는 두 얼굴이 있어요. 천사의 얼굴과 악마의 얼굴"


"엄마가 악마의 얼굴을 했다고? 엄마 얼굴을 악마라고 하는 거 너무하지 않아? 엄마가 그 정도로 심했어? 언제 그랬는데"


전 아들 입에서 다른 단어도 아니고 '악마'라는 단어가 나온 것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나만큼 아들을 지지해 주고, 잘 웃어 주는 상냥한 엄마는 없을 거라 스스로 생각하고 있던 터였습니다. 그런데 다른 단어도 아니고 '악마'라니!


"엄마가 악마가 아니라, 어떨 때는 표정이 악마 같아요. 악마같이 무서울 때가 있어요. 그러면 내가 무슨 큰 잘못을 한 것 같아요."


저는 그런 적이 없는데, 악마 같은 표정을 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너무 무서웠다고. 말문이 막혔지만, 좀 위안거리를 찾고 싶은 심정에 이렇게 물었습니다.


"엄마가 천사일 때가 더 많이 있어? 아니면 악마일 때가 더 많아?"


"음~ 천사일 때가 더 많긴 한데, 악마일 때는 너무 다른 얼굴이라 더 오래 기억에 남아요."


부모의 표정관리는 필수

할 말이 없었습니다. 억울했지만, 아이에게 그렇게 보인 건 팩트였습니다. 의식적으로 '좋은 말'을 많이 해 주는 편이었지만, '얼굴의 표정'은 좋지 않았던 겁니다. 훈은, 여러 좋은 말보다 한 번의 무서운 표정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하네요.


이것이 바로 코칭에서 말하는 '일치성(Congruence)'이 바로 이 이지점입니다. 말과 표정이 불일치할 때, 사람들은 항상 비언어적 메시지를 더 신뢰합니다. 코치형 부모가 되려면 내면의 감정과 외면의 표현이 일치해야 합니다. 부모의 내면 감정과 외면의 표현이 일치해야만 아이는 부모의 진심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감정을 잘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게 어렵다면 최소한 아이 앞에서는 의식적으로 표정이라도 관리해야 합니다.


아들의 '악마 얼굴' 사건 이후, 내 표정이 아들 눈에 벌벌 떨 정도의 무서운 표정이 되지 않게 표정 관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제 표정을 의식하게 되자 아들의 표정도 더 잘 보이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표정은 부모의 감정을 비추는 거울이었던 셈입니다. 불필요한 죄책감을 주는 일이 확실히 줄어들었고, 아이와의 관계는 더욱 부드러워졌습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화상으로 대화를 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저는 아들의 표정을 먼저 살핍니다. 괜찮다고 말을 하는데 정말 괜찮은 것인지, 걱정 안 끼치려고, 힘든 일을 감추고 있는지를 표정으로 알아보려 합니다.

그러고 보니 아들도 내 표정을 살피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표정을 먼저 살피고 나면 입에서 나오는 말이 조금 달라집니다. 생얼에 화장품을 조금 바른다고나 할까? 확실히 부드러운 말이 나오고, 표정도 밝아집니다.


코치형 부모를 위한 표정 관리 실전 팁

서로의 표정을 살피는 일은 참 따뜻한 일이라 여겨집니다. 아이는 이 따뜻한 일을 늘 하고 있으니, 이제 부모도 같이 하면 되겠네요. 상대의 눈을 보고 감정을 파악하고 말할 수 있는 능력, 커뮤니케이션 스킬은 이렇게 더 강화됩니다.


갓난아이를 보듯 아이의 표정을 관찰하세요. 말보다 표정이 아이의 진짜 감정을 보여줍니다. 미세한 표정 변화를 읽어내는 연습을 하면 아이의 숨겨진 감정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이 눈에 비칠 자신의 표정을 상상해 보세요. 말하기 전 3초만 자신의 표정을 점검하세요. '내가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의 반응이 바로 부모의 표정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표정과 말이 일치할 때 말하세요. 좋은 말을 하더라도 표정이 따라주지 않으면 아이는 혼란스러워합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표정이 먼저, 그다음이 '말'입니다. 표정이 진심을 담고 있을 때 진정한 소통이 시작됩니다.


표정 관리, 코치형 부모의 의사소통 스킬

표정 관리는 단순히 웃는 얼굴을 유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 감정을 인식하고, 아이에게 어떻게 전달될지 의식하며, 상황에 맞는 적절한 표정으로 소통하는 것입니다. 아이는 부모의 표정에서 진심을 읽습니다. 표정을 관리하는 부모를 보며 아이도 감정 표현을 배우고, AI 시대에 더욱 중요한 공감 능력을 키워갑니다.

이것이 바로 코치형 부모가 갖춰야 할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스킬입니다.


- 코치 이진영의 미래 역량 코칭 -

[‘AI 시대, 코치형 부모가 답이다 (19화)]

[4장: 매니저에서 코치로, 실전코칭스킬을 활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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