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잔소리를 '샌드위치 피드백'으로 바꾸는 코칭 스킬
자녀 양육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잔소리입니다. 부모도 하기 싫고 아이도 듣기 싫어하는 잔소리는 이미 부정적인 뉘앙스를 내포하며 관계를 지치게 합니다. 하지만 부모의 말 속에는 아이를 향한 진심 어린 바람과 지혜가 담겨 있죠.
이 메시지의 힘을 완전히 바꾸려면 단어 하나를 교체해야 합니다. 바로 '잔소리' 대신'피드백'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피드백'은 누군가의 행동이나 결과에 대해 건설적이고 구체적인 조언이나 의견을 전달한다는 긍정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피드백을 준다"고 생각할 때, 부모의 마음가짐이 달라지고 아이와의 관계 또한 개선될 수 있습니다.
AI 시대에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자기 주도성과 메타인지입니다. AI는 정보와 지식을 빠르게 제공하지만, 따뜻하고 구체적인 피드백은 줄 수 없습니다. 코치형 부모가 반드시 익혀야 할 핵심 스킬이 바로 이 피드백입니다.
피드백은 아이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알려주는 것이 본질입니다. 아이는 피드백을 통해 자신의 행동이 주변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힘, 즉 성장의 기반을 다지게 됩니다. 명확한 피드백 없이는 아이의 개선과 성장은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선생님이 학생의 발표를 관찰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거나 "모든 면에서 잘했다"고만 칭찬한다면 학생은 더 나아지기 어렵습니다. 학생이 잘한 점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명확히 말해주는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 되는 것이죠.
피드백은 부모가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행동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그 결과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우선 아이가 잘하고 있는 긍정적 행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피드백 사례를 나누겠습니다.
긍정적 행동의 피드백예시
상황: 아이가 저녁 식사 후 자발적으로 그릇 정리 및 설거지를 도왔습니다.
피드백: "오늘 네가 밥 먹고 그릇 정리하고 설거지까지 도와줘서 엄마가 정말 고마웠어. 네가 이렇게 도와주니 엄마가 훨씬 빨리 일을 끝냈고, 그 시간에 너랑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었잖아. 네가 가족의 일에 참여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니까, 우리 가족이 서로 돕는 따뜻한 팀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렇게 행동의 긍정적 결과를 구체적으로 알려주면, 아이는 가족 일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행동을 더 많이 반복하게 됩니다. 이런 말을 하지 않고 그냥 넘기면 아이는 지속할 마음이 안 생길 수도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의 행동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얼마나 고마워하는지를 말로 하지 않으면 모르기 때문입니다. 부모의 진심 어린 인정과 감사를 말로 표현할 때 행동은 지속성을 갖게 됩니다. 이것이 긍정적 피드백의 힘입니다.
물론 개선해야 할 행동도 있습니다. 이때도 행동의 결과를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지만, 자칫 아이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유용한 것이 '샌드위치 피드백'입니다.
샌드위치 피드백은 마치 빵 두 조각 사이에 속재료를 넣듯이, 개선이 필요한 제안을 칭찬으로 앞뒤로 감싸 부드럽게 전달하는 코칭 방식입니다.
샌드위치 피드백의 3단계
1단계 - 구체적 칭찬 (위 빵)
아이의 강점이나 좋은 점을 구체적으로 칭찬합니다.
2단계 - 개선 제안 (속재료)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행동의 결과를 알려주며 제안합니다.
3단계 - 전반적 칭찬 및 격려 (아래 빵)
다시 전반적으로 아이를 칭찬하고 격려하며 마무리합니다.
이번에는 개선이 필요한 행동에 대해 피드백을 주는 사례를 나누겠습니다.
상황: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온 후부터 저녁 식사 시간까지 계속 유튜브를 봅니다.
1단계 - 구체적 칭찬:
"너 요즘 학교 친구들과 관계도 좋아진 것 같고, 수업 시간에 발표도 적극적으로 하는 등 노력을 많이 한다고 선생님께 칭찬 들었어. 엄마가 정말 자랑스러워."
2단계 - 개선 제안:
"그런데 집에 오면 유튜브를 너무 오래 보는 것 같아서 좀 아쉬워. 유튜브를 계속 보면 해야 할 일들이 밀리고, 네가 좋아하는 책 읽을 시간이나 밖에서 놀 시간도 없어지잖아. 할 일이 미뤄지니까 매일 쫒기는 느낌이 들게 되겠지."
3단계 - 전반적 칭찬:
"네가 원래 시간 관리도 잘하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아이인 걸 알아. 그래서 유튜브 시간을 조금만 줄이면 네가 정말 하고 싶은 것들을 더 많이 할 수 있을 거야. 넌 충분히 할 수 있어."
이처럼 대화의 시작과 마무리를 긍정적인 칭찬으로 감싸면, 아이는 지적을 받았어도 기분이 상하는 대신 개선할 의지를 갖게 됩니다. 이는 야단이나 비난으로는 얻을 수 없는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이 샌드위치 피드백은 제가 캐나다에 있을 때 처음 들어 봤습니다. 한 부모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캐나다 선생님들은 너무 칭찬만 해요. 아이들이 지적도 받아야 발전이 있을 텐데, 계속해서 잘한다고만 하니 선생님 말을 믿을 수가 없어요. 선생님 말만 믿고 있다가 아이 망치겠어요."
저도 처음에는 캐나다 선생님이 칭찬만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샌드위치 피드백의 개념을 알고 나서 캐나다 문화에서의 피드백 스타일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캐나다 선생님들은 '제안하고 싶은 말'이나 '개선점'을 칭찬으로 감싸서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소통 스타일은 그 문화에서 자란 사람들에게는 익숙하지만, 우리처럼 야단이나 비판을 받아야만 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문화에서는 칭찬으로만 들릴 수 있습니다.
아들이 9학년(중3) 때 영어 선생님과의 면담 내용을 정리해 보니 이 선생님도 샌드위치 피드백 방식으로 소통하고 계셨습니다.
1단계 - 구체적 칭찬:
"훈은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자신의 생각을 흥미롭게 표현하는 능력이 대단합니다. 대부분 학생들은 주로 인터넷이나 책에서 찾은 자료를 토대로 발표하는데, 훈은 자신의 독창적인 시각을 가지고 비유를 활용하여 발표합니다. 얼마나 창의적이고 기발한지 학생들의 호응도 대단했습니다. 창의성은 물론, 그것을 자신 있게 표현하는 자신감도 높이 평가하고 싶네요." (저는 일단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2단계 - 개선 제안:
"훈은 여학생들에게 관심이 좀 많은 것 같습니다. 남이 발표하는 시간에 집중하지 않고 뒤에 앉아서 여학생들과 대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친구 발표에 방해가 됩니다." (저는 몰랐던 사실을 들으며 놀라고 있는데 선생님은 바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3단계 - 전반적 칭찬:
"훈은 학기 초에 비해 여러 면에서 많이 좋아졌습니다. 수업 시간에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질문도 훨씬 자신 있게 합니다. 여러 면으로 우수한 학생이니 어머님 자랑스러워하셔도 됩니다." (휴우 하며 안심이 되었죠)
대화의 시작과 마무리를 칭찬으로 하니 아이가 수업 시간에 떠들고 남을 방해한다는 지적을 받았어도 훨씬 받아들이기가 쉬었습니다. 하지만 앞뒤의 칭찬이 없이 비난과 지적만 받고 왔다면 제 마음이 어땠을까요? 아이에게도 좋은 말로 전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수업 시간에 그것도 친구들이 발표하는데 여자 아이들과 떠들었다고? 선생님이 다 보고 계셨더라. 나 원 창피해서…"
이 경험을 통해 샌드위치 피드백의 효과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샌드위치 피드백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사실 '구체적으로 칭찬'할 점을 찾아내는 일입니다. 이는 아이의 행동을 열린 마음과 따뜻한 시선으로 세심하게 관찰해야 가능합니다. 의식적으로 '보물을 찾는 마음으로' 아이의 긍정적 행동을 찾아내지 않고는 부족한 면이 늘 먼저 보이기 때문입니다.
잔소리 대신 샌드위치 피드백을 선택할 때, 부모는 감정을 조절하며 말할 수 있게 되고, 아이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구체적 인정 속에서 고쳐야 할 부분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게 됩니다. 오늘부터 잔소리 대신 긍정적인 '피드백' 스킬로 아이의 성장을 코칭해 보세요. 우선 아이의 행동을 따뜻한 시선으로 관찰하는 것부터 해야겠죠?
- 코치 이진영의 미래 역량 코칭 -
[‘AI 시대, 코치형 부모가 답이다 (21화)]
[4장: 매니저에서 코치로, 실전코칭스킬을 활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