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아이를 키우며 콧노래가 나온다?

미래를 보장할 실마리 찾기


2-4.   아이의 행동에서 미래를 보장할 실마리 찾기

 

눈을 크게 뜨고, 편견, 선입관, 판단 없는 하얀 마음으로 아이의 행동 속에 숨어 있는 밝은 미래를 보장할 만한 실마리를 찾아보세요. 남과 비교하거나 주변의 평가에 가려져 부모 자신도 미처 보지 못한 아이의 특별함을 찾아보세요. 어렸을 때 ‘짝짱궁’만 해도 ‘우리 아이 천재’라며 경탄했던 그때의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찾아보세요. 


아이와 마냥 행복해하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부모의 모습, 누구나 한 번은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새 콧노래 대신 한숨이 자주 나옵니다. 아이의 행동을 보면 말이죠. 아이의 행동을 보면, 부모는 걱정이 앞서고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한숨이 나옵니다. 


내 아이의 행동에서 ‘한숨 거리’가 아니라 ‘콧노래 거리’를 찾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이의 행동 속에서 남다른 특별함이 보이고, 밝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콧노래가 나오는  부모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질문에 답이 있습니다. 아이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안 나오더라도)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아이의 특별함을 찾으면 됩니다. 안 찾아서 안 보였습니다. 혹은 남의 아이의 특별함에 보느라 내 아이에게 시선을 돌리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내 아이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행복한 얼굴로 찾아보기로 해요. 아이의 사소한 행동에서 밝은 미래의 원동력이 될 특징들을 찾으면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생각지도 않았던 보물을 발견했을 때 걱정은 사라지고 내 아이의 밝은 미래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질 겁니다. 나만이 알고 있는 보물의 비밀, 당연 콧노래가 나오는 놀라운 경험이 일이 생깁니다.  


제 경험을 나눌게요. 얼마나 엉뚱한 행동에서 내 아들의 보물을 찾았는지, 저의 이야기를 들으면 아이의 숨은 보물 찾는 일이 얼마나 쉬운지 감이 올 것입니다. 


아들은 어렸을 때부터 엉뚱한 면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참외를 작게 썰어 놓으면 아들은 통째로 달라고 했습니다. 아이 손보다 더 큰 참외를 껍질만 깎고 그대로 달라고 했는데 이렇게 큰 참외를 통째로 먹으면 얼굴에 과일물이 묻어서 아토피 피부 때문에 금방 붉어지고 어느 때는 미끄러져 떨어뜨리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아들이 통째로 먹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원하는 대로 해 주었습니다. 저는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전 한 번도 이렇게 먹을 생각을 안 해 보았으니까요. 


어느 날 시어머님이 아들의 이런 행동에 


“크게 될 녀석이네. 과일을 통째로 달라고 하네. 큰 사람으로 부자로 살 거야. 크게 될 녀석은 떡잎부터 달라.”


라로 말하셨습니다. 저도 그 말씀이 듣기 좋았습니다. 쥐고 먹는 과일의 크기와 부자와 아무 관계가 없는 건 알지만, 어머님 말씀처럼 될 것 같아 이 말을 믿기로 했습니다. 그 이후 아들이 통째로 먹겠다고 하면 자연스럽게 저도 같은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과도 배도 복숭아도 통째로 먹게 해 주었습니다. 다만 수박은 어쩔 수 없이 잘라서 줘야 했습니다. 잘라 논 수박을 보며 아들은 


“엄마 이걸 더 크게 반달 모양으로 해 주시면 안 돼요?”


그림책에 나오는 반달 모양의 수박, 얼굴의 반을 가리는 큰 수박을 먹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양볼이 발갛게 되어 얼굴을 닦아 주는 번거로운 일이 생겼지만 마음은 즐거웠습니다. 아이의 밝은 미래가 이미 보장되었다는 확신을 주는 일이었니까요. 


시간이 흐르고  20여 년이 지난 지금, 아들이 큰 사람이자 부자’가 되었을까요? 현재는 아직 모릅니다. (^^) 이런 기준이 어디에 있는지 모호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들은 자기는 ‘큰 사람이 되고 부자로 살게 되어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자랐다는 사실입니다. 통째로 먹는 과일로 알게 모르게 심어준 믿음이, 아들 자신감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20대 중반이 된 아들이 한 말입니다. 


“엄마, 과일을 통째로 먹는 거 별거 아닌 일에서도 제가 원하는 대로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나무람 대신에 ‘큰사람, 부자’의 실마리처럼 좋게 말해 주신 것도 정말 감사합니다. 그 덕에 전 잘 살게 될 거라는 확고한 믿음이 생겼어요. 이것만이 아니에요. 남들이 안 하는 생각, 엉뚱해 보이는 아이디어를 낼 때도 두려움이 없어요. 엄마가 항상 긍정적으로 반응해 주셔서 전 별로 주저하지 않아요. 두려움이 없답니다. 엄마 감사합니다.” 


이제는 여러분의 차례입니다. 아이의 행동 특징에서 미래를 보장할 놀라운 실마리를 찾아보세요. 근거가 없어도 됩니다. 저는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개구쟁이들에게도 의식적으로 이 실마리를 찾아서 말해 줍니다. 금발 색으로 염색을 한 아이를 보면 


“와~ 머리 색 정말 멋있네. 네가 이 색을 골랐어? 와 색감각이 있네. 이 색 네 얼굴에 정말 잘 어울려. 멋쟁이야. 멋쟁이로 살겠어. 아줌마가 확신하는데 넌 예술감각이 있다. 나중에 내 말 기억날 거야.”


라고 말합니다. 아이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처음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개구쟁이, 인사 같은 건 전혀 할 것 같지 않은 아이가 엘리베이터에 내려 90도로 인사를 하고 씩 웃고 갑니다. 저는 만나는 아이마다 그 특징을 찾아내 특별함을 발견해 줍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90도 각이 있는 인사를 많이 받습니다. 어떤 아이는 이런 응원의 말을 생전 처음 들어 본 표정을 합니다. 부모들이 의식적으로 이런 식으로 말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이들이 이런 긍정적 반응에 굶주려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내 아이는 미래에 어떤 아이로 자랄지, 정말 잘 자랄지, 나는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합니다. 누구나 가지고 태어난 특별함, 장점들을 부모가 의식적으로, 적극적으로 찾아주고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이런 작은 노력들이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부모의 한숨 소리보다 기분 좋은 콧노래를 더 많이 들려주며, 아이의 행동 속에서 발견되는 특별함과 기대감으로 행복한 노래를 부르는 부모, 누구나 다 될 수 있습니다.


활동 14


매거진의 이전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먼저 해야 하는 우리의 아이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