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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지 않은 일'을 먼저 해야 하는 우리의 아이들

2-3. 흥미를 느끼는 곳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만들기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일에 충분히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일주일에 적어도 하루는 ‘좋아하는 일’만 하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누군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스로 배울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저도 좋아하는 일보다는 해야 할 일에 더 열중했습니다. 항상 해야 할 일을 먼저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즐겁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죄책감을 느꼈습니다.  독서할 때에도, 학과 공부에 관련된 책을 먼저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원하는 책을 읽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크게 변화했습니다.  지금은 좋아하는 일에 열정을 쏟으며 일하는 사람들이 더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시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부터, 부모가 짜 논 스케줄에  얽매이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됩니다. 제가 자랄 때보다 더욱 심하게  아이들은 관심이 없는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아이의 강한 호기심이 발휘될 기회가 오히려 예전의 시대보다 더 줄어들었습니다.  이제는 부모들이 아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만들면 좋겠습니다. 꼭 경쟁력이 아니더라도,  현재 아이가 하고 싶은 일에 진심으로 몰두하며 경험한 행복은 아이의 기초체력이 되니까요. 


저는 뉴질랜드에서 2003-2004년 두 해 동안 살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당시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가 출판되기 시작되어 초중학생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었습니다. 시리즈 별로 한 권씩 출판될 때마다 서점 앞에 줄을 선 아이들이 뉴스거리가 되던 시절, 초등 6학년인 딸도 해리포터 팬이 되었습니다. 여름 방학이었는데, 해리포터 책을 한 권 구입한 딸은 그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아무것도 안 하겠다고 선언하고는 4일 동안 밥 먹고 잠자는 것 이외에는 그 책만 읽었습니다. 책을 다 읽은 후에는 그다음 권이 언제 나올지 기다리며 행복해했습니다. 학교 공부가 아니라 하고 싶은 일 한 가지에만 몰두하면서, 딸은 독서 습관이 들었고, 책 속에서 상상력이 자랐을 뿐만 아니라 영어 실력이 학원에 다녀서 얻을 수 있는 혜택보다 더 많은 능력이 길러졌습니다. 


도서관에 가 보면 학생들이 대부분이 문제집을 풀고 있습니다. 독서 삼매경에 빠진 중, 고등학생을 찾기 어렵습니다. 남이 내 준 문제의 정답을 찾는 시대가 지났는데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식으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많은 책을 옆에 두고  많은 시간을 외우고 문제 풀며 보내고 있던 예전의 저의 모습을 지금 이 시대에 또 보고 있으니 마음이 아픕니다. 부모들이 아이에게 ‘좋아하는 일’만 하는 날을 허용해서 충분히 몰두하여 할 수 있게 해 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잠재력을 발휘하고, 누구가 가르쳐 줘서 배우는 것이 아닌 스스로 만들어 낸 능력을 기르게 됩니다. 흥미를 느끼는 곳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부모는 적극적으로 만들어야겠습니다. 


부모부터 '좋아하는 일'을 정해 보고 몰두해 보는 경험을 해 볼까요?


활동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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