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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이 나빠 우울한 아이 격려하는 법

문제해결 능력

4-7. 성적이 안 나와 우울한 아이 격려하는 법 (문제해결능력)


성적은 남이 좌지우지하지만, 역량은 네 것이란다!” 부모가 이 말을 해 줄 수 있다면, 아이는 성적과 역량 모두를 양손에 거머쥐게 됩니다. 


학교 성적은 학교 활동의 결과물이며, 좋은 성적은 여러 면에서 유익합니다. 그런데 아이는 성적 향상을 위해 노력을 하는데도 오히려 자신감을 잃게 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글로벌 경쟁력 기르기’라는 꿈의 대학 고등학교 수업에서 중간시험이 끝났는데 고2 남학생 A의 표정이 눈에 띄게 우울해 보였습니다.  A학생은 진지하고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모범생으로 알려져 있지만,  잘해 보겠다는 강한 집념에 늘 긴장상태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A야, 그렇게 매일 긴장 상태에 있으면 피곤할 것 같은데? 때로는 쉬거나 놀기도 좀 하면서 긴장을 푸는 것도 중요해. 시험이 끝났는데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아?” 


“선생님~ 저도 그러고 싶은데 늘 긴장 상태가 돼요. 성적이 나쁘면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에 더 긴장돼요.  정말 열심히 공부했는데 오히려 성적이 떨어지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 그랬구나. 내 말이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내가 수업에서  강조하는 역량을 생각해 보는 건 어때? 성적이라는 결과는 안 좋았다 해도 이 과정에서 길러진 역량을 생각해 보는 거야. 성실하게 노력하는 건 역량의 일부분이야.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도 자기 관리 역량 중 하나하로 생각해. 이 기회 통해 자기 관리 역량을 키워보는 건 어떨까?  


주변에 있는 다른 학생들, 특히 성적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은 시험이 끝나 더 재기 발랄한 모습이었습니다. A학생을 돕고자, 학생들의 의견을 물어보았습니다. 


“자 함께 해결책을 찾아보자.  친구가 어제 본 중간시험 성적 때문에 우울하다면 어떤 조언을 해 줄 수 있을까?”


1. 시험을 다시 한번 볼 수 없으니 빨리 잊어버린다. 

2. 멋진 미래의 성공을 상상하며  현재의 고민을 잊는다. 

3. 이번에 실패를 다짐의 기회로 삼는다는 등 다양한 조언이 나왔습니다. 


고1 남학생 B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선생님, 성적은 변할 수 있지만 내 역량은 변하지 않아요. 성적은 오를 수도 있고 떨어질 수도 있지만 내 몸에 밴 역량은 언제나 내게 있어요. 그러니 성적보다 내 안에 있는 역량을 믿어 보는 건 어떨까요?”


모두가 이 말에 “와~~” 하며 감탄했고,  B학생은 씩 웃음을 지었습니다. 이 학생은 평소에 소극적이고 말이 없는 학생이어서, 모두의 감탄과 놀람은 더욱 컸습니다.


B 학생은, 수업 첫날부터 강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이 수업을 신청한 이유에 대해 물었더니


“저는 수요일 저녁에 아무 할 일이 없어서 이 수업을 신청했어요.”


“다른 요일에는 무엇을 하는데?”


“다른 요일은 잠을 자요”


“--------------”


B 학생은 이 수업을 위해 1시간 넘게 걸려 온다고 하는데, 토론 시간에는  입을 열지 않았고,  그룹활동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아서  왜 그렇게 긴 시간을 들여 수업에 참여하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생각이 전혀 없는 학생인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학생으로부터 이런 조언을 듣다니 놀랍고 기뻤습니다. 


10주 후, 종강 수업이 끝나자, ‘모범학생’ A는 저를 찾아와 90도로 인사를 하며 수업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며 감사의 말을 했습니다.  마지막 날 이 학생과의 시간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주차장에서 나를 보면, 기다려서 함께 교실로 걸어가며 대화를 하고,  수업 이후에는 프로젝트 관련 조언을 구하며 이런저런 질문을 했습니다. 또한 수업 중에 자신의 우울함을 솔직하게 털어놓았고, 마지막 날에는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성적이 어떻든  A학생의 행동에서 다양한 역량이 빛났습니다. 


-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과 책임감

- 교실 이외의 장소에서 친근함을 보이며 대화를 주도하는 의사소통 능력

- 적극성을 발휘하며 도움을 청하는 자세와 문제해결 능력

- 타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대인관계 능력 


이 모든 행동들이 역량으로 드러났습니다.  A학생에게 이 역량을 말해 주며 그의  밝은 미래에 대한 확신을 표했습니다. 


‘소극학생’이었던 고1 B학생은 고2 때도 제 수업을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물론, 여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었고, 그의 은근한 미소 속에는 깊은 자신감이 가득했습니다.


이처럼 학생들이 변화를 지켜보며 저는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1.  모든 학생들이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데, 정작 자신은 잘 모르고 있다.

2. 이러한 잠재력은 시간과 경험을 통해 각자의 타이밍에서  발현된다. 

3. 현재의 문제에만 주목하지 않고  더 성장한 모습 즉, 미래의 가능성을 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어야 한다. 

4. 잠재력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부모도 아이의 행동에서 어떤 식으로든 역량을 찾아주면 좋겠습니다. 현재 아이가 부족해 보이더라도 미래에 얼마나 놀라운 성장을 이룰 수 있는지 믿고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시험 성적이 좋지 않아도, 성적으로 평가하지 않는 자신의 다양한 역량에 눈을 돌리며, 자신을 믿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역량은 네 것이야. 나쁜 시험 성적에서도 네 역량은 자라고 있단다! 그리고 이 역량은 아무도 빼앗을 수 없단다.” 


부모가 자주 이런 말을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역량의 특징을 나열해 보겠습니다. 

•          시간이 걸린다. 

•          몸에 배어 있다. 

•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몸에서 나온다. 

•          누구도 빼앗을 수 없다. 


활동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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