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학교에 가야 하나?
학교에 꼬박꼬박 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
전 하루도 빠짐없이 학교에 가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아파도, 죽을 지경이 아니면 가야 하는 곳이 학교였습니다. 하루쯤 꾀병을 부리고 집에서 뒹굴거나, 몰래 학교 대신 영화관에 갈 수도 있었을 텐데 단 한 번을 못했습니다. 힘이 훨씬 센 ‘범생이 기질’이 늘 ‘땡땡이 기질’을 눌렀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고 보니 학교 수업 밥 먹듯 제낀(?) 친구들 중에 자신이 원하는 직업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는 이들이 더 많아 보입니다. 누가 가르치는 것을 배우기보다 자신의 것을 만들어간 친구들의 경우입니다. 꼬박꼬박 성실히 학교에 다닌 것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수업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하고 싶은 일이 분명하고, 그 일에 몰두하며 시간을 보내지 못한 건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래서 전 제 아이에게는 학교는 가끔 빼먹어도 된다는 식이었습니다. 91년생 딸이 초등 2년이었는데, 갑자기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하길래 그러면 그냥 집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다음 날, 학교에 꼭 가야겠다고 합니다. 친구가 없어 오히려 심심하고 재미없었다고. 그 후 딸은 학교는 가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을 한 모양입니다. 제가 한국어학당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1년이 4학기라, 학기마다 방학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제 방학은 아이들 학기 중이었는데, 전 이때를 이용해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을 다녔습니다. 초등 4학년이 되자 딸은 결석하면서까지 여행 가고 싶지 않다며, 엄마를 원망했습니다. 수업에 빠지면 따라가기도 힘들고, 친구들 관계도 서먹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학교에 안 간다 해도 호기심을 채우는 공부를 할 수 있다면?
반면 94년생 아들도 초등 시절, 학교에 안 갔으면 좋겠다 길래 그럼 집에서 하고 싶은 거 하라고 했더니, 그다음 날도 학교에 안 가려했습니다. 딸과는 전혀 다른 반응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학교는 매일 다녀야 한다고 타일렀습니다. 그때 아이가 계속 학교에 안 가겠다고 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먼 후일, 제 안에 억눌렸던 ‘땡땡이 기질’이 아들에게 전해졌나 봅니다. 캐나다 대학 졸업을 하고 나서 아들은, 대학교 때 거의 학교 수업을 듣지 않고, 친구와 둘이서 집에서 공부했다고 고백합니다. 여러 장학금도 받고, 꽤 좋은 성적으로 졸업을 했으니,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 놀라웠습니다. 아무리 캐나다 대학 성적에 출석이 중요하지 않다 해도, 거의 수업을 듣지 않고도 높은 점수가 가능한 것이 놀라웠습니다.
학교에 안 가고 무엇을 했냐고 물으니, 함께 사는 친구 테프와 둘이서 공부를 했답니다. 테프 부모님이 대학교수라 그런지 자료조사 (리서치)를 참 잘한다고 합니다. 시험 때면, 둘이 교수님이 낼 예상 문제를 만들고 그 답을 찾아보는 식으로 공부를 했답니다. 과제물은 의도를 먼저 파악하고 어떻게 점수를 주는지를 고려하며, 그에 맞춰 작성을 했답니다. 과제물을 집중해서 하니, 수업 듣는 친구들이 3주 걸릴 일을 2주에 다 끝낼 수 있어 시간이 남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간이 부족한 친구들 과제물을 도와주며 그들과 친해졌답니다. 점수는 수업을 듣는 학생들보다 더 높았다고 하네요. 공부할 시간이 충분해서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험 점수에 만족하고 있는 아들에게, 테프라는 친구가 이렇게 말했답니다.
“우리 점수 생각하지 말고, 호기심을 가지고 더 깊이 공부해 보자.
우리의 호기심을 더 채워 보자. 재미있으니까 좀 더 찾아보자.”
이 친구 덕분에 아들은 시험을 위한 공부를 넘어서, 호기심을 가지고, 이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더 깊은 공부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알고 싶은 것을 해결하니 재미도 대단했다고 합니다. 시험공부가 아닌 호기심을 채우는 공부를 이때부터 하게 된 것입니다.
'알고 싶은 것;을 알아가는 기쁨을 알고 있나?
학교에 꼭 가야 할까요? 쓰고 보니 학교에 가느냐, 안 가느냐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정말 '알고 싶은 것'을 '깊이 있게 알아가는 기쁨'을 아느냐, 모르느냐의 문제였습니다.
전 이 기쁨을 알지 못하고, 매일 학교에서 시험을 위한 공부만으로도 헉헉거리며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내 다음 세대의 아이들은 시험공부로 학창 시절을 탕진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학교에 매일 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알고 싶다는 궁금증, 호기심을 갖고, 그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지식을 넓힐 수 있는 능력입니다. 다행히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한다고 합니다. 구시대의 시험 성적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을 테니, 시험 성적의 중요성이 줄어들겠네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역량에 집중하는 엄마'의 자녀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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