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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사람 속에서 행복하게 사는 힘

AI 시대의 진짜 교육

우리 아이의 '사람 속에서 행복하게 사는 힘', 집에서 시작됩니다.

"아이에게 사람 속에서 행복하게 사는 힘, 어떻게 길러 줄 수 있을까요?"

많은 부모님이 고민하는 문제일 겁니다.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제가 특히 권하고 싶은 건 의외로 간단합니다. 바로, 집에 다양한 사람을 초대하는 것입니다.


왜 집 초대가 중요할까요?

요즘은 집으로 사람을 초대하는 일이 많이 줄었습니다. 대부분 카페나 식당에서 만나 짧은 시간을 보내고 헤어지죠. 하지만 집이라는 공간은 마음이 편안해 대화가 깊어지고, 서로를 더 잘 알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사람 속에서 행복하게 사는 힘'은 단순히 여러 사람과 어울리는 능력만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피상적인 관계를 넘어,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오래 지속되는 진정한 유대감을 만드는 힘을 의미합니다. 또한 다양한 연령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며 배우는 경험은 아이의 세상을 넓혀주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는데, 요즘 아이들은 또래나 부모, 선생님 외에 다른 사람을 만날 기회가 너무 적습니다.


AI 시대일수록 더 중요한 '사람을 대하는 힘'

AI 시대에 지식은 기계로부터 손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혜는 사람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죠. 지식과 지혜의 균형이 잡힌 사람은 어떤 일을 해도 빛나게 마련입니다. 결국 기계를 다루는 것도, 함께 일하는 것도 '사람'이니까요. 그 어느 때보다 사람을 대하는 힘, 사람 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힘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완벽한 상차림이 아니라, '사람과의 시간'에 집중하는 법

얼마 전 뉴욕에서 오개월 된 아기를 키우는 딸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주말에 친구 부부를 초대하며 "엄마, 갈비탕이랑 가지볶음만 하려고요"라고 말해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 두 가지만으로 초대가 가능한가 싶어 전이나 다른 반찬을 더 하자고 제안했죠.


그러자 딸은 웃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갈비탕은 제 시그니처 메뉴예요. 잘하는 거 하나 제대로 하면 돼요. 음식이 많아지면 힘들다는 생각에 초대를 잘 안 하게 되거든요. 간단하더라도 초대에 초점을 맞추려고 해요."


그 말을 듣고 보니 '잘 차려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제가 초대를 미뤄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집 초대는 '완벽한 상차림'이 아니라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을 만드는 일'이었던 거죠.


딸은 또 이런 이야기도 들려주었습니다. 뉴욕 맨해튼의 작은 집으로 8명을 초대한 지인이 점심으로 최고급 베이글 가게에서 사 온 베이글과 크림치즈, 그리고 신선한 샐러드만 준비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 식사가 지금까지 어느 집에서 먹었던 식사보다 더 기억에 남는다고 했습니다. 메뉴가 간단하니 초대한 사람이 바쁘지 않았고, 그만큼 손님들과의 대화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즐겁고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거죠. 사람 속에서 느끼는 행복은 음식 가짓수나 화려함이 아니라, 진심을 나누는 대화에서 온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아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배웁니다.

만약 우리 아이가 이런 장면들을 곁에서 지켜본다면 어떨까요? 엄마 아빠가 즐겁게 손님을 맞이하고, 음식을 나누고,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자라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었을 때, 엄마가 했던 것보다 더 기발한 메뉴로 간단하면서도 효과 만점인 식탁을 차리고, 많은 사람과 어울릴 줄 아는 어른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그 속에서 느끼는 행복감과 관계의 즐거움은 아이의 평생 자산이 될 것입니다.


부담을 줄이는 초대 아이디어

초대는 거창할 필요 없습니다. 갈비탕처럼 자신 있는 메뉴 하나로 승부할 수도 있고, 베이글처럼 센스 있는 간단 메뉴를 준비할 수도 있습니다. 김밥이나 라면 같은 평범한 음식도 아이와 함께 '최고급 버전'을 연구해보면, 그 자체가 추억이 되고 대화 소재가 됩니다. 중요한 것은 메뉴가 아니라 의도입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다양한 사람과 어울리고 배우는 기회를 의도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죠.


지금부터 해 볼 수 있는 일

완벽하게 하려 하지 말고, 가볍게 시작해 보세요.

아이와 함께 메뉴를 고민하고 직접 준비하게 해보세요.

다양한 연령대와 배경을 가진 사람을 초대해 보세요.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좋습니다. 할수록 부담은 줄고, 아이의 세상은 넓어질 겁니다.


AI 시대, 진짜 경쟁력은 ‘사람 속에서 행복하게 사는 힘’입니다.

이번 주말, 가볍게 누군가를 집으로 불러 보세요. 특별 버전 김밥이든, 최고의 라면이든 괜찮습니다. 함께 웃고, 나누고, 대화하는 그 시간이 아이에게는 세상 그 어떤 수업보다 값진 선물이 됩니다.그 속에서 아이는 사람을 대하는 법, 마음을 나누는 법, 그리고 사람 속에서 행복하게 사는 힘을 배웁니다.그 힘은 AI 시대에도 변치 않는, 우리 아이의 평생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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