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루터 킹 목사의 꿈 :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조지아주의 붉은 언덕 위에서 노예들의 후손들과 노예 소유주들의 후손들이 형제애의 식탁에서 함께 자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I have a dream that one day on the red hills of Georgia, the sons of former slaves and the sons of former slave owners will be able to sit down together at the table of brotherhood.
ABBA의 꿈 : 나에게는 꿈이 있고 부를 노래가 있어요. 꿈과 노래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돼요. 동화 속의 경이로운 장면을 볼 수 있다면 비록 실패해도 당신은 미래를 꿈꿀 수 있어요. 나에게는 꿈이 있어요, 환상 말이에요. 이것들은 현실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어줘요. (I have a dream a song to sing. To help me cope with anything. If you see the wonder of a fairy tale, you can take the future even if you fail. I have a dream, a fantasy. To help me through reality.)
구포 도서관 동아리 방, 일주일에 한 번씩 모이는 우리나라 말 아닌 말하기 모임, 새해 정이월 모임에서는 우리 귀에 친숙한 올드 팝을 한주에 두 곡씩 부르기로 했다. 그래서 함께 부른 첫 번째 노래가 ‘Edelweiss’와 ‘I have a dream’이었다. 꿈….
악양 들판에 많은 눈이 내린 그 날, 조심 운전하여 부산에 왔는데 부산에서도 부산 눈치고는 제법 내려 있었다. 돌아온 이튿날 찾아간 구포 도서관, 우리나라 말 아닌 말하기와 팝을 이끌던 회원이 나지막하게 탄성을 지르며 “저기 밖을 좀 보세요. 저기 창밖을!” 한다. 보니 나무 한 그루가 얼음꽃이 되어 있었다. 저 나무, 얼음 나무를 보는 순간, Edelweiss의 꽃과 I have a dream의 동화와 어울리는 장치라는 생각이 내 머리를 스쳤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왔다. 아니, 가슴에서 머리로 간 것인지도 모르겠다.
꿈, ABBA의 꿈을 귀로 들을 때나 입으로 불 때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꿈도 곁들여 생각난다. 도서관 동아리 방의 다음번에 부를 팝은 Over and over와 Top of the world이다. 부를 때 유연하게 따라 부르려고 앉아서, 서서, 걸으면서 읊어대지만 외워지지는 않는다. 손도끼질 할 땐 손놀림이 진척되지 않아 중얼거리기를 포기했고. 황토방에서는 편의 TV 옆에서 중얼거리는데 그래도 편이 핀잔하지 않고 참아준다.
뭐가 참 외워지지 않는다. 팝 가사가 외워지지 않는다. 요새 노래 우리말 가사도 외워지지 않는데 하물며 아무리 올드 팝이라고 하더라도 팝 가사를 외울 꿈을 꾸다니 그건 그건 내 머리가 감당 못할 벅찬 일. 가만있자, 꿈이 깃드는 자리는 머리인가, 가슴인가? 그래도 꿈을 꾼다. 외울 꿈을 꾼다. 외워, 남 앞에서 언젠가는 한 곡조 뽑아 보리라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