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오래도록 끌어안고 있던 질문이 있었다.
나는 대체 왜 태어난 걸까.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 걸까.
부모님을 따라
종교활동을 오랫동안 하기도 했지만
좀처럼 풀리지 않는 실타래처럼
답이 나오지 않는 물음이었다.
사춘기에도, 어른이 되어서도
답을 찾지 못한 채
불안이 내 곁을 따라붙는 날들이 이어졌다.
그러다 아이가 태어났다.
어이없을 정도로 작고 말랑한 녀석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였다.
눈도 뜨지 못하고 우는 아이를 안아 달래며
오랫동안 막혀 있던 질문의 문을 열었다.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사람이 태어날 수도 있구나
그 단순한 사실이
내 안에서 조용히 파문처럼 번졌다.
물론 여전히
사람은 왜 태어나는지,
또 그 삶은 어떤 목적이 있는지
단번에 풀리는 답을 가진 건 아니다.
하지만 더 이상 모든 질문에 대답을 찾지 못해도
그대로 괜찮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 인생의 가장 명확한 이유 하나는
이미 눈앞에 있으니까.
“우주가 한 존재를 사랑할 때,
그 이유는 하나면 충분하다.”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그전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문장이었지만
아이를 만나고 난 뒤에는
마음 깊이 내려앉았다.
어쩌면 인생 전체를
큰 의미로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인지 모른다.
모든 순간이 명확하지 않아도
단 한 사람을 통해
삶의 이유가 조용히 밝혀지는 때가 있으니까.
인생의 목적을 다 몰라도 괜찮다고.
끝까지 정답을 찾지 못한 채 살아도 괜찮다고.
나는 너를 만났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