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안 변해,라고 말하기 전에

by 뇽쌤


image.png?type=w773 친구가 보내준 울산 일출




사람은 안 변해.







우리는 너무 쉽게 그 말을 내뱉는다.



실망을 덜 하기 위해,


기대를 줄이기 위해,


먼저 '사람은 변하지 않을 거'라는 체념의 울타리를 친다.



그러나 사람은 변한다.



아주 조금씩, 보이지 않을 만큼 느리게,


그러나 분명히 변한다.



"사람은 안 변해."



그 말은 어쩌면 변하고 싶지만


변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향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혹시나 그 말이 나와 내 주위 사람을 향한


한숨 같은 말은 아니었을까.



어른이 된 이후에


가장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은


누구든 여전히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 힘을


끝까지 잃지 않는 일이다.



나아지고 변하는 과정은


올곧고 반듯한 길이 아닐 것이다.



살아온 삶을 거슬러 보겠다는 건


매 행동에 대해 힘을 다해야 하는 일일 거다.



내가 가까이서 지켜본 변화들도 그랬다.



예전엔 운동을 시작하면


운동화를 사기만 하고


막상 나갈 생각만 하면 "내일 할까?"라며 돌아서던 사람이 있었다.



집 안에서 하루 종일 운동해야 하는데,


생각만 했다가 하루가 끝나던 사람.



요즘 그 사람은


운동화 끈을 묶기라도 하고,


집 밖을 나가보기라도 한다.



오래 달리지는 못할지라도


숨이 차도 러닝머신을 바로 끄지는 않는다.



속도를 줄이고 손잡이를 잠깐 잡고 끝까지 걷는다.



그게 그 사람이 바뀐 방식이었다.



또 한 사람은


힘들 때마다 술을 찾던 사람이었다.



일이 잘 안 풀리면 약속을 먼저 잡고,


집에 혼자 있지 않으려 애쓰던 사람.



어느 날부터 그 사람은


술 생각이 날 때 아무 약속도 잡지 않는다.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고


휴대폰을 내려놓고 그냥 샤워를 한다.



어떤 날은 결국 술을 마시고,


어떤 날은 겨우겨우 이긴다.



이겼다고 대단해하지도 않고,


졌다고 스스로를 몰아붙이지도 않는다.



그저 다음 날


다시 한번 선택해 본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다 보면


‘사람은 안 변한다’는 말이


얼마나 급한 결론인지 알게 된다.



변한다는 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어제보다 한 번 덜 도망쳐보는 일 같았다.



비틀거리더라도, 더디더라도,


나아지려는 마음을 가진 모든 사람을


응원하지는 못할망정


어깃장을 놓거나 비웃고 싶지 않다.





누군가를 향해서


사람은 안 변하더라고요,라고 말하고 싶을 때


한 번은 더 참아보기로 마음을 먹는다.



나도 여전히 변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사람은 변한다.



나아지려는 사람은,


언제나 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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