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안 변해.
우리는 너무 쉽게 그 말을 내뱉는다.
실망을 덜 하기 위해,
기대를 줄이기 위해,
먼저 '사람은 변하지 않을 거'라는 체념의 울타리를 친다.
그러나 사람은 변한다.
아주 조금씩, 보이지 않을 만큼 느리게,
그러나 분명히 변한다.
"사람은 안 변해."
그 말은 어쩌면 변하고 싶지만
변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향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혹시나 그 말이 나와 내 주위 사람을 향한
한숨 같은 말은 아니었을까.
어른이 된 이후에
가장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은
누구든 여전히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 힘을
끝까지 잃지 않는 일이다.
나아지고 변하는 과정은
올곧고 반듯한 길이 아닐 것이다.
살아온 삶을 거슬러 보겠다는 건
매 행동에 대해 힘을 다해야 하는 일일 거다.
내가 가까이서 지켜본 변화들도 그랬다.
예전엔 운동을 시작하면
운동화를 사기만 하고
막상 나갈 생각만 하면 "내일 할까?"라며 돌아서던 사람이 있었다.
집 안에서 하루 종일 운동해야 하는데,
생각만 했다가 하루가 끝나던 사람.
요즘 그 사람은
운동화 끈을 묶기라도 하고,
집 밖을 나가보기라도 한다.
오래 달리지는 못할지라도
숨이 차도 러닝머신을 바로 끄지는 않는다.
속도를 줄이고 손잡이를 잠깐 잡고 끝까지 걷는다.
그게 그 사람이 바뀐 방식이었다.
또 한 사람은
힘들 때마다 술을 찾던 사람이었다.
일이 잘 안 풀리면 약속을 먼저 잡고,
집에 혼자 있지 않으려 애쓰던 사람.
어느 날부터 그 사람은
술 생각이 날 때 아무 약속도 잡지 않는다.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고
휴대폰을 내려놓고 그냥 샤워를 한다.
어떤 날은 결국 술을 마시고,
어떤 날은 겨우겨우 이긴다.
이겼다고 대단해하지도 않고,
졌다고 스스로를 몰아붙이지도 않는다.
그저 다음 날
다시 한번 선택해 본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다 보면
‘사람은 안 변한다’는 말이
얼마나 급한 결론인지 알게 된다.
변한다는 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어제보다 한 번 덜 도망쳐보는 일 같았다.
비틀거리더라도, 더디더라도,
나아지려는 마음을 가진 모든 사람을
응원하지는 못할망정
어깃장을 놓거나 비웃고 싶지 않다.
누군가를 향해서
사람은 안 변하더라고요,라고 말하고 싶을 때
한 번은 더 참아보기로 마음을 먹는다.
나도 여전히 변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사람은 변한다.
나아지려는 사람은,
언제나 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