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것 정해드립니다
아이고, 2분 지각을 했군요.
조금만 더 일찍 왔으면 좋을텐데요.ㅠㅠ
물론 그럴 사정이 있었겠죠.
그런데 이 경우 지각은 지각이기에
선생님께 잘 부탁드린다고 말씀을 남겨두어도
지각 처리가 됩니다.
말씀하셨다가 서로 민망해질 수 있기 때문에
말씀하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망설이지 말고 말씀 드리세요!
아이가 아직 대소변 실수를 할 때가 있군요.
보통 입학할 때는 만 6세의 시기인데,
이 시기의 아이들 중
종종 대소변 실수를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혹시 경우가 2-3달에 한 번씩 있었다면,
이러한 어려움을 담임선생님께 전달하고
함께 대책을 논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선생님께서도 아이의 어려움을 파악하시고,
좀 더 예민하게 아이의 신호를 알아차리시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 무슨 일이 있었나 봐요.
어떤 사연이 있었고,
우리 아이가 특정 친구와 관계를 끊었으면 하는 마음이시군요.
아이가 친구와의 관계 속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괴로워할까 걱정이 되시는 것 같아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담임교사는 학교폭력으로 분리가 필요한 사이가 아니라면
아이를 어떤 학생과 놀지 않도록 지도할 수 없으니
부탁하시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담임교사는 그럴 권한이 없습니다.
아이들끼리의 관계 속에서 서로 친하게 지내지는 않더라도
서로 불편하지 않게 지낼 수 있도록 지도는 할 수 있지만,
특정 친구와 붙어있지 않고,
떨어지도록 지도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됩니다.
어떤 아이를 따돌림 하는 것과 똑같기 때문입니다.
둘째, 아이를 위한 길이 아닙니다.
세상에는 맞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른도 그렇습니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나를
너무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런 사람들과도 같은 공간에 있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오은영 박사님이 반의 아이들이
모두 ‘친구’가 아니라 ‘class mate’라는 표현을 쓰셨죠.
모든 반 친구들과 친구가 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조금 불편하더라도 같은 반에서
1년 동안 지내는 경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는 어떤 이를 배척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얘기입니다.
그 아이와 굳이 놀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데 지내다 보면
아이들은
어쩔 때는 그 아이가 노는 게 재미있어 보여서
잠깐 놀 수도 있습니다.
자꾸 지내다 보니 나랑
아주 조금은 맞을 때도 있습니다.
또는 내가 좋아하는 친구가
그 아이랑 놀이를 해서 나도 잠깐 낄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의 관계는 어른들과 똑같습니다.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아서 힘들어할 때도 있고,
좀 못된 아이인 것 같은데
어쩔 때는 재밌어 보이기도 합니다.
또 좋은 아이인 줄 알고 비밀 이야기도 했는데
뒤에서 내 얘기를 다 해버려서 실망하기도 합니다.
초등학생이라도, 어릴 지라도
이 작은 반 안에서 사랑과 전쟁, 우정과 배신,
여러 드라마를 찍습니다.
어쩔 때는 그 친구 때문에
학교 가기 싫다고 울기도 하겠죠.
그럴 때 그 아이와 놀지 않게 담임교사가 지도한다면,
정말로 우리 아이에게 도움이 될까요?
그 아이와 놀지 않도록 지도할 수도 없지만,
그렇게 지도해서도 안됩니다.
잘 놀지 않더라도
크게 불편하지 않게 지내는 법을
어른들이 가르쳐야 합니다.
선생님께
00이와 관계에서 많이 힘들어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상담 요청합니다.
라고 말씀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알레르기가 있군요. 불편한 점이 많았겠네요.
이 부분은 당연히 말씀해 주셔야 합니다.
최근에는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알레르기에 위험할 정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늘고 있어,
학교에서도 예의주시합니다.
3월 입학 이후에 학교 영양 선생님께서
대대적으로 아이들 알레르기 조사를 하십니다.
입학식 날이나 입학식 다음날 안내장이 나가도
담임교사나 영양 선생님께서 파악하시기에
하루 이틀 시간이 필요합니다.
혹시나 목구멍이 붓거나 피부가 아예 뒤집어지는 등
위험한 반응이 있거나
우유, 계란 처럼 흔히 이용되는 재료들에
심한 알레르기가 있다면
반드시 급식 먹는 첫 날에는 꼭 이야기해 주세요.
이렇게 알러지 반응이 심하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대처하시면 안 됩니다.
동시에 아이를 위해서
자기가 먹을 음식을 자세히 보고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은 스스로 먹지 않게도
교육하시는 게 꼭 필요합니다.
밥을 잘 안 먹어서 걱정이 많으시군요.
밥을 얼마나 먹었는지 염려도 되시고요.
죄송하지만, 이 부탁은
담임교사로서 들어드리기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만 6-7세의 1학년 아이들은 자기 자신이 얼마나 먹었는지
스스로 표현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나이입니다.
부모님과 점심 밥을 얼마나 먹었는지
소통이 어렵다면,
무엇이 문제인지 진지하게
고려해 봐야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마주할 교실의 상황도 생각해 보면
담임교사가 아이의 잔반을
사진 찍어서 보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반 아이들이 30명 정도 있는 교실에서,
우리 아이만 밥 먹은 뒤 선생님을 부릅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우리 아이 식판만
사진을 찍어서 부모님에게 보내드린다면,
아이의 마음은 어떨까요?
그리고 또 주변에서 지켜보는
다른 아이들의 시선과 생각은 어떨까요?
밥, 중요합니다.
아이들의 영양, 너무도 중요합니다.
그와 동시에
우리 아이의 자존감도 너무도 중요합니다.
아이의 자존감과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키워나갈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