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본다. 검은 하늘이 회색 구름으로 덮여있다. 회색 구름 틈새에 노란 달이 빼꼼히 보인다.
달을 볼 때마다 잠시 홀린다. 두 손을 맞잡고, 시선을 달에게 고정한 채 소원을 빈다.
오늘은 이런 소원을 빌었다.
달님, 제 열정과 삶을 쏟아부을 분야를 찾게 해주세요.
그 분야에서 노력하고 노력해서
실력을 갖추고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으며 돈을 벌게 해주세요.
제 삶의 가치를 이루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싶어요.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갖게 해주세요. 사랑하고 싶어요.
기도를 하다보면 몰랐던 마음을 알게 된다. 나는 종교가 없지만, 성당을 가게 되면 꼭 기도를 한다. 예수상 앞에서 기도 하다보면 닫혀있던 마음의 문이 열린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 진정으로 바라왔던 것들이 흘러나온다. 때묻지 않은 마음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넘치듯이 뿜어져 나오는 마음의 소리에 몰입한다. 그 외침은 내가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내 의식과는 아무 상관 없다. 마음의 소리가 뿜어져 나오는 것이다.
모든 소리가 뿜어져 나오고 나면, 몸이 가볍고 홀가분해지며 눈이 떠진다. 정신이 맑아진다. 마음의 소리를 모두 들은 나는 깨닫는다. "아, 내가 바랐던 것이 이것이구나." 잊지 않게 메모한다. 마음의 소리는 항상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들었을 때 안 까먹게 메모해둬야 한다.
몇 년 전 적어둔 소원을 돌아보면, 대부분 이루어져있다. 내 글을 보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나는 항상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항해한다. 골치 아픈 문제들이 머리를 채우고, 내 몸을 무기력하게 한다. 하루가 벅찰 때가 많다. 내가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고 미래가 불안하다. 그럼에도 나의 현재 모습이 과거의 내가 원했던 모습임을 확인할 때면 "하루하루는 불안해도, 멀리서 보면 원하던 방향으로 가고 있구나" 안도감이 든다. 뿌듯함과 자부심이 든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원하는 길로 가고 있음을 깨달을 때 자신감이 나온다.
지금 적는 이 소원들도, 몇 년 후의 내가 돌아봤을 때 "잘 걸어왔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증거가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