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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에 대하여



이번 주 비가 많이 내린다고 했는데
금요일 이사 날에는 날이 좀 괜찮으면 좋겠다.

나는 짐을 버리며 정리하고 있고 아이들은 무언가 사들이는 요상한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소라와 먹색과 베이지와 블랙 많이도 샀다.)


오늘 날이 우중충하다. 비도 쏟아진다.
운동을 하고 개운하게 씻고 밖에 나오니
습기 때문에 다시 몸이 찐득거렸다.


운동을 가기 전 침대에 들어가면 무조건 잠이 들게 되어있다. 그래서 현관을 박차고 나가는 게 중요하다.
일단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야 운동을 한다.
운동을 하고 오면 잠시 노곤해지는데, 이때 커피를 들이켜주면 정신이 말짱해진다.
간절하던 잠 생각도 금세 사라진다.

그때부턴 일도 하고 글도 쓰고 정리도 하고 몸을 움직인다. 가라앉으면 끝도 없다.
나는 가라앉지 않아 내 하루 시간을 번다고 생각한다.
(시간은 너무나도 소중하니까)

신생아처럼 통잠을 자며 하루, 잠으로 긴 시간을 보내지 않으려면 이렇게 우중충한 날 침대 근처로 최대한 가지 않아야 한다. 위험하다. 무조건 들어가게 되어있으니.
이불도 포근해 보이고 머리를 대면 1초 만에 잠들 수 있을 것도 같다. 그러니 과감히 곁을 두지 않는다.
(지금도 암막 커튼을 사용하지 않는다. )


일부러 불도 더 환하게 켜놓는다.
혼자 노래도 틀어놓는다. 신나는 노래를 틀어놓고 일단 대걸레로 요리조리 밀면서 머리카락을 모으고
청소리를 돌리면 혈액순환이 되면서 활력이 더 생긴다. ( 난 대걸레 밀면서 다니는 걸 엄.. 청 사랑한다)

날이 어두우면 차분하게 가라앉게 되는데 가라앉고 또 가라앉다 보면 괜히 피곤하고 졸리고 눕고 싶으니 반대로 더 몸을 움직인다. 그러면 신기하게 더 힘이 난다.

휴식과 늘어짐도 필요하다. 물론이다.
그런데 낮잠 후 몸이 더 무겁고 괜히 기분이 찝찝해지는 나에게는 반대로 몸을 더 움직이는 게 좋은 방법이다.
수면시간이 너무 부족해 가능한 요일 날 잡고 푹 쉬는 날도 있지만 대부분 낮 시간은 열심히 움직인다.

글이 안 써지면 밖으로 노트북을 들고나가고
일을 하다 졸리면 근처 도서관이나 카페로 간다.
그럼 또 금세 일이 잘 풀리기도 한다.

흐릿해서 그런가 예뻐 보이는 날은 이렇게 사진도 찍는다.




( 흐려야 예쁜가.)



쉬면서 회복할 때가 있고
반대로, 움직이며 회복할 때가 있다.
결국 회복하며 새로운 일을 해나간다.
날 회복하게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커피. 음악. 글. 책. 대걸레질. 좋은 사람과의 좋은 대화. 숙면.

회복하며 하루가 또 이어진다.
오늘도 열심히 움직이고, 열심히 자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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