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란 당신이 원하는 바를 얻지 못했을 때 얻는 것이다.
<마지막 강의 중>
내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야 얻을 수 있는 게 '경험'이래.
9시에 재우려고 들어갔다가 결국은 12시에 나오는 나를 보며 생긴 게..
(그냥 놀리다 자도 이 시간이구나...)
육아서 책 한 권을 다 읽고도 아이들을 터 잡고 있는 나를 보며 생긴 게..
(그래서 틈나는 대로 잊지말고 계~속 읽으며 상기해야 되는구나..)
이런 건가 싶어.
시간이 지나 예~전을 되돌아보면 그제야 미숙하고, 발만 동동 구르던 내 모습이 보이잖아.
그때는 죽어라 해도 실수투성인데 시간이 지나서 실패의 경험치가 쌓일 때 즈음 뭐 때문에 일이 어그러졌는지 비로소 보이잖아.
맘먹은 대로 안돼도 보고, 또 얼떨결에 성공도 해보면서
아이와 나의 울퉁불퉁 거리는 부분을 잘 조정하고 협상하는 과정이 육아의 큰 틀인데, 엄마인 내가 어른이니 내 말만 무조건 따르라는 생각으로 어린애를 대했으니 자꾸 서로 어그러 졌을 수밖에..
그래서 애는 더 떼를 부리고 나는 더 화를 내고..서로 지치며 보낸 아까운 시간들..
눈물 난다 눈물 나.
공부도, 요리도, 육아도, 심지어는 부부가 한 집에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노하우도
다수의 실패(성적부진과), 다수의 실패(망함), 눈물(힘들어 죽겠네), 그리고 개판(개싸움)을 통해 얻어진
노력의 산실이었어.
그래서 '실패'는 곧 '노력'이야.
잘 살아보겠다고 어떻게든 발악하는 힘겨운 노력.
그 경험치를 하루하루 쌓아가고 있는 거라 생각하면 되는 것 같아.
그러면 실패를 해도(요리가 망할지언정)
아이를 한번 혼내도(방금 전 육아서를 읽고 애를 처잡아도)
마음을 다잡을 수 있지 않을까.
요새는 이것저것 다양하게 학습시킬 것들이 남아돌아서 그런지
책 만으로 한글을 떼고, 여러 부분을 충족시키는 그런 교육을 한다는 자체를 높이 평가해 주는 것 같아.
남들이 가는 비슷한 길보다 조금 돌아가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더 힘들고, 고단하고, 참아야 하는 시간들임을 난 알아.
늘 이야기 하지만 나 역시 육아에 ing 중인 엄마라 책과 함께 크는 아이의 20살 미래를 아직 몰라.
하지만 7살이 된 서윤이의 모습을 보면서 확신하게 된 건
책만으로 한글을 자연스럽게 뗄 수 있고.
(심지어 재미있게)
다양한 스토리를 접하면서 아이의 언변이 좋아질 수 있고
여러 미술작가의 그림을 보면서 다양한 색감과, 그림 그리는 재주를 익힐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인성, 사회성, 예절, 도덕성.. 다양한 인간 됨됨이를 다독을 통해 충분히 익히고 배울 수 있다는 거야.
7년 이렇게 키워보니 어느 정도 감이 잡히고 이 길이 맞는구나 고개도 끄떡여져.
하루 몇 권을 읽히느냐, 디비디 몇 시간을 보느냐, 그림은 어느 정도 시간을 그리느냐...
이 자잘함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하루의 큰 틀에서 애들이 자유롭게 할 것 하면서 꾸준히 접할 수 있는 책이 중요하다는 걸 이제 알 것 같아.
처음에는 나도 [책 육아]는 죽어라 하루 종일 책만 읽히는 줄 알고
많이 내어주고 많이 읽어주려고 발악을 했던 것 같아.
책을 들였는데 안 읽고 매일 종이만 잘라대고 시장놀이만 하여대니..사실 불안도 했지.
그러니 더 내밀게 되더라고.
하지만 억지스럽게 비추어지는 엄마의 행동과 표정을 똑똑한 내 아이들이 고스란히 흡수 할리가 없지.
다행히도..
고맙게도..
무식하게 책을 들이밀고 읽어주려는 엄마를 막더라.
아니라고 소리치고, 놀겠다고 떼를 부리고, 딱 자기들이 볼 그 정도만 보고 깔끔히 놀더라고.
정말 실컷 놀다가 10시 즈음 자려고 들어가서 시작되는 게 독서의 불붙기라는 것을 나도 수년간의 경험으로 체득하게 됐어.
똑똑한 엄마들은 몇번 해보면 감잡을 수도 있는걸 나는 미련을 못버렸었거든.
일찍 재우고 인터넷 할 미련....텔리비젼 볼 미련..라면 끓일 미련..
어디서든 자연스럽게 책 한권 뽑아들어 제일 편한 자세로 한장한장 넘기는 모습, 이거 하나면 사실 된거였는데.
하루에 권수를 정해놓고 스티커를 붙이고 독서록을 작성하지 않아도 됐는데 말이지
어디서든 자연스럽게 책 한권 뽑아들어 제일 편한 자세로 한장한장 넘기는 모습, 이거 하나면 사실 된거였는데.
하루종일 징하게도 놀아대는고만 생각할 때는 보이지도 않던 모습인데 알아서 잘 놀고 있겠지.. 생각하면 책 읽는 모습을 보여줘.
놀다 책 한권 따라쓰다, 또 놀다가 그림 그리다
놀다가 책 한권 읽다, 놀다 책 필사하다, 놀다 만들기 하다, 놀다가 편지를 쓰다가..
놀다 또 책을 읽어.
엄마는 책을 내 아이에게 내어주는 역할이 아니라, 권수를 체크해주는 '선생님'이 아니라.
엄마는 책을 내 아이에게 내어주는 역할이 아니라,
아이들이 정말 자연스럽게 어디서든 책을 뽑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편안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뒹굴며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제공해주는
우리집만의 '분위기 조경사'가 되는거야.
곁눈질하면서 다른 엄마들이 하는대로 내 아이를 키우려고 하면 실패는 더 많아질 수 밖에 없어.
공허함도 덤으로 더 얻게 되고.
자기가 어떤 분위기의 엄마인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육아를 해나갈것인지 중심이 안잡히면 엄마가 더 힘들어져.
그래서 무조건 적인 사교육 지양이 답이아니라, 엄마와 - 아이가 어떤 길로 긴 교육을 함께 나아갈 것인지 그걸 확실히 정하는게 최우선이라 생각해.
난 그 중심이 책이었던 것 뿐이고 그 책이 중심이 되니 아이들의 자유시간을 빼앗기는것만 같은 사교육 할 시간이 아까웠던 것 뿐이고.
집에서 뒹굴면서 자기들 할거 찾아 하는게 제일 신난대.
그래서 우리집 애들은 유치원 방과후 수업도 안해.
집에 조금이라도 늦게오면 하고 싶은거 다 못해서 싫대.
그러니 난 죽으나 사나 1시 50분에 픽업하는 유치원 엄마임을 자청해야지 뭐..
곁눈질 하면서 얻은 실패의 경험치,
나답지 않은길로 억지스럽게 가다가 실패한 경험치,
아이의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 보지 못한 실패의 경험치,
책보다 텔레비전 재방송을 중요하게생각하던 실패의 경험치.
우연히 읽은 육아서 한권으로 나의 지난 못난 시간을 떠올리며 반성했고..
심리서를 읽으면서 내 마음과 내 아이의 마음을 살펴보는 방법을 배웠어. 그리고 또 한번 지난 시간으로 되돌아가 반성하고 다짐했지.
텔레비전을 아얘 꺼버리고 아이들과 있을 때는 내 할일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시중을 들어.
그러면서 또 지난 시간 내 모습을 떠올려.. 그 아등바등 거리고 매일 애들 앞에서 소리지르던 분노에 차있던 내 모습이 부끄럽더라.
그때는 잘 안보였는데 시간이 지나 되돌아보니 제대로 보여.
나의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었는지.
그 하루에서 내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있었는지.
아이들이 표정이 어땠는지.
아이들을 대하는 내 표정은 또 어땠는지..
제대로 이루지 못한 것들을 통해 끊임없이 경험치를 쌓고 조금이라도 변하고 발전할 수 있다면
미숙해서 하게되는 실수는 달게 받아들이고 싶어.
잘 이겨내다 보면 언젠가 또 하나의 경험치가 쌓여있겠지.
엄마라고 어떻게 뭐든 다 잘해..
우리도 밥솥 뚜껑 제대로 한번 안열어보고 시집간 여자들인데..
다 시간이 쌓이면 답이 보이게 되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