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육아의 단면들

미리 알고 가, 전쟁이여.




경험해 보기 전에는 상상하지 못하는 엄마들의 하루.

결혼 안한 사람들은 듣고도 못 믿는 너덜한 하루.

인간이 또 다른 인간을 낳아 기른다는 것..

어마어마한 일이더라.


말해뭐해, 엄마가 인간이 덜 됐는데

또 다른 인간을 어찌 이해했겠나 싶어.

그래서 다른것 다 때려치우고 엄마 먼저 인간되는 연습이 필수코스야.


육아로 제대로 어른사람 한번 되어보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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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성의 상징이던 '가슴'은 아이를 출산하는 순간 생명성을 제공하는 '모유 저장고'로 순식간에 변해.

내 뱃속에서 열 달 있던 애가 쭈글쭈글한 모습으로 나와가지고는 젖을 빨라고 입을 오물거리는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엄마들의 뇌 회로는 변한데.

'여자에서 엄마로' 발 딛는 숭고한 첫 순간이지.

나의 '가슴'이 아이를 위한 '찌찌'로 숭고하게(?) 변하는 순간

남편 앞에서 수유 지퍼를 당당하게 열고 젖을 물리고 있더라.
내가... 남편 앞에서 유축을 하고 앉았다고...

식당에서 타올로 가리고 배고파서 우는 애 젖을 먹이고 앉았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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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이가 종일 물고 빨고 싼다는 사실. 밤 낮이 바뀌고.. 내가.. 잠을 못 잔다는 사실.

원래 애들은 먹고 자고 싸는 게 맞아. 그래서 우리는 애 먹이느라 못 자고 애들 깨 있을 때도 못 자고 이래저래 잠을 많이도 못 자. 밤낮이 바뀌면 자연스럽게 고3 시절을 떠올리게 돼있지.

'그때 이렇게 잠 안 자고 버틸 수 있었다면 인생이 달라져 있겠구먼.'

그래서 임신기간, 조리원 생활 푹 쉬고 많이 읽고 맘 다지면서 에너지를 많이 비축해놔야 돼.

에너지 바닥, 더 이상 못 버티겠다 다.. 싶을 때 즈음 애들이 쪼매 커 선서는 옹알이를 하며 나에게 '에너지 충전'을 해줘. 다 버티고 적응하고 능숙해지면서 살아가게 돼있더라고. 신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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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빽 숨넘어가게 우는 내 아이 울음의 의미를 알아내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몰랐지.

어른인 내가 이 작은 애 어떻게 하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는 게 엄청 자존심 이상했거든.

애는 신호를 보내는데 내가 그 신호의 의미를 모르겠는 거야.

왜 우는지, 왜 먹었는데 입을 오물거리는지, 왜 자꾸 싸 대는지.. 육아 정보가 가득한 백과사전을 뒤져봐도

울음의 의미를 캐치하는 건 나에게 너무 어려웠어. 그래서 육아 백과사전은 처박아 두고 내 아이 얼굴 표정과
발짓과 손짓을 관찰했던 것 같아.


육아서 백날 뒤져서 이론 습득하는 것보다 그 시간 아껴서 내 아이 얼굴 관찰하고 얻어내는 정보가 훨씬 많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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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을 임신하고.. 잠든 첫째를 보면 눈물이 나.

그냥 다 미안해.

몸이 무겁고 속이 울렁거리고 신경이 예민해져서 신경 써 줘야 할 부분 100을 다 채워주지 못한다는 미안함이 늘 함께하고 몸과 마음이 따로 놀아서 자꾸 불뚝이 게 되는 상황도 미안해.

배가 무거워 많이 안아주지 못하고 쏟아지는 졸음에 제대로 놀아주지 못하고 늦게까지 놀고 자려는 애한테 맘에도 없는 짜증을 쏟아부어 그리고 질질짜..열손가락 다 소중하지만 엄마에게 첫 아이의 의미는 정말 각별해. 두 아이의 엄마가 되다는 막연함 두려움과 걱정을 엄마도 추스르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특히 이 시기에는 잘하려고 하지 말고, 완벽하려 하지 말고 ' 아이가 내 감정의 쓰레기통이 되지 않게만 하자'라는 마음으로 버티는 게 답이야. 열 달, 지지고 볶고 마음 다지고 입덧 하느라 정신 줄 몇 번 놓다 보면 금방 가있을 거야. 나의 고단함을 인정하고 들어가. 완벽하지 않은 엄마임을 인정하고 들어가.

그래야 내 옆에서 종일 날 찾아대는 작은 아이가 곱게 눈에 들어와.







사람의 손을 보면 인생이 보인다더라.

아무것도 발라져 있지 않은 단조로운 손톱, 늘 주방을 들락거리면서 생긴 작은 습진,

그리고 숱한 집안일들 하면서 나도 모르게 생긴 자잘한 상처들이 내 하루를 말해주고 있는지 모르겠어.

애 하나 키우며 2년 늙고 애 둘 키우면 4년 은 늙는다더만 정말 거울 앞 내 모습을 보면 보기 싫을 정도로 초라하고 남루해 보일 때가 있을 거야.

마디도 굵어지고 가끔 손가락 마디도 쑤시는 이 상황이 너무 싫을 거고.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닌데 누울때마다 뼈마디 아픈 느낌에 어으~ 오우~하면서 눕고 있는 내 모습이 창피할 때도 있을 거야.

처음은 죽어라 힘들고

조금 지나면 그래도 힘들고

거기서 조금 더 버티면

조금 견디는 노하우가 생겨.


온몸 부서져라 힘든데 그 속에서 자잘한 복을 찾으며 하루를 즐기는 방법을 터득하게 돼.


내가 살라고.


그래서 솔직하게 힘듦을 인정하고 시작하면 돼.
너무 행복한데 힘들고 지치는 시간이기도 하구나.



"살아가면서 마주칠 고통을 미리 예상하고 있으면 그것에 익숙해짐으로써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나면 마음이 훨씬 평화롭다"

-달라이 라마-



나도 너도 쟤도 얘도 다 힘들다고 위로삼아

매달려.


좋은건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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