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은 처음인 모자란 엄마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신랑이 이미 훌쩍 커버린 딸아이를 안고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나는 자고 있어서 소리를 못 들었는데 새벽 5시에 딸아이가 몸에 한기가 들고 열이 오르면서

엉엉 소리 내며 울어서 나만 빼다 다 깼다고 한다. 열은 40도까지 올랐고 둔한 어미는 그것도 모르고 쿨쿨 잠만 자고 있었다.

요즘 나랑 밤에 운동을 했는데 그게 좀 무리였나. 코로나 호흡기 증상은 없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사를 진행했었다. 결과는 음성.

이번 주 내내 새벽 일찍 일어나고 운동을 해서 좀 무리를 했나 보다고 가볍게 생각했다.

이틀 정도면 열이 내리겠지.. 단순 열감기네.. 라며 그냥 열이 내리기를 기다렸다.

딸아이는 어지럽다고 했고 속이 울렁거린다고 했지만 단순한 열감기 증상이라 생각했는데.. 신랑이 배를 이리저리 눌러보더니 열감기가 아닌 거 같다며 집 앞 내과로 아이를 들쳐 엎고 나갔다.

갑자기 전화가 오더니 응급실로 가야 한다고 했다. 신랑은 출근을 해야 했고 열과 구토에 움직이지를 못하는 딸아이를 급하게 차를 태우고 아주대 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코로나로 엄격해진 여러 가지 절차를 마치고 응급실로 들어가 소아과 선생님이 아이의 이곳저곳 진료를 하시더니 시티를 찍고 엑스레이 여러 가지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하셨다.

장간막 림프 전 급성 신염이라는 병을 진단하셨고 아이의 콩팥에 상처가 났다고 했다.

열이 떨어지지 않는 아이는 갑자기 오한이 들었고 오들오들 떨기 시작했다. 아까까지 괜찮던 아이가 항생제와 바이러스 검사를 마친 후 갑자기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몇 번을 간호사 선생님을 불렀지만 아이에게 와보지도 않고 의사 선생님에게 콜만 전하는 간호사 선생님에게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질렀다.

나의 큰소리에 응급실은 갑자기 분주해졌고 두 명의 의사 선생님들이 와서 아이의 상태를 확인했다.

신장의 세균이 감염이 돼서 배안의 염증으로 인해 열이 동반되었고 오한까지 올 수 있다고 하였고 열이 내리면 괜찮아질 거라고 말씀하셨지만 나는 괜찮지가 않았다.

머릿속에 수만 가지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 단톡 방에서 어떤 작가분의 책 제목이 독자들을 낚는 기분이라 이렇게 제목을 지으면 어떡하냐고 너무한다는 불평을 했었다. 그때 한분이 우리가 쓰는 어떤 마음이라도 결국은 돌아 돌아 나에게 오니 생각을 달리하고 우리 좋은 생각으로 전환하자는 말이 떠올랐다.

나의 말들이 돌고 돌아 나에게 왔나 보다라며 스스로 자책하는 사이 아이는 일주일 정도 입원을 해야 한다고 했고 바로 입원실로 올라왔다.

소아병동으로 올라와보니 환자들이 꽉 찬 입원실로 자리 배정을 받았고 병실에는 갓난아이의 울음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밤중에 아이가 한 시간이 넘게 우는데 아이 엄마는 아이를 데리고 나갈 생각을 안 했다. 들으라고 한건 아니었지만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정말 무례한 아기 엄마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얄궂게 간호사 선생님에게 달려가 아기 엄마에게 조용히 좀 해달라고 한 시간 동안 아이가 우는데

데리고 나가야 하는 거 아니냐며 말씀드렸다.

그리고 화장실을 돌아가다 보니 다른 병실은 한 명만 입원해 있는 곳도 있었고 (1인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두명만 있는 곳도 많았다.

갑자기 또 화가 났다. 왜 또 많은 병실 중에 우리는 두 명 있는 곳도 아닌 꽉 찬 병실에 갓난아이 울음소리까지 들어야 하는 병실을 주었는지 간호사 선생님께 항의하러 발걸음을 옯겼다.


"선생님 죄송한데요 왜 저희는 병실이 꽉 찼는데 다른 병실은 한 명 또는 두명만 입원해 있는 건가요?"


.......

미친년 나는 미친년이었다.


부끄러움에 얼굴이 달아올랐고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머리를 박고 싶었다.


간호사 선생님 말씀이 한 명 있는 병실은 감염 증상이 심한 환자분을 위한 병실이라고 했고 두 명 있는 병실은

소아암 환자들을 위한 병실이라고 하셨다.. 그 뒤에 또 다른 설명을 하셨는데 머리가 갑자기 멍해져서 들리지가 않았다.


소아암 환자라니...


그러고 다시 병실을 돌아보니 암투병으로 머리카락이 없는 아이들이 링거대를 끌고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보였다.

어떻게... 내가 그런 분들 앞에서 꽉 찬 병실로 배정이 되었다고 내가 응급실에서 소리를 질러 여기로 배정한 것이 틀림없다며 마음속으로 간호사분들을 원망하였다.

같은 방 아기 엄마는 하루 종일 아프고 열이 나는 아기를 들쳐 엎고 이리저리 발을 동동 굴렀을 텐데.. 아이가 울어도 일어날 힘조차 없었던 아이 엄마를 굳이 간호사분께 이야기하면서 밖으로 아이와 함께 그 밤에 병실 밖으로 나가게 했고..

생사를 왔다 갔다 하는 아이들에 익숙해져 있는 간호사 분들 앞에서 고열에 몸을 떨고 있는 우리 아이를 봐주지 않는다고 나는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질렀다.


스스로가 참 부끄러웠다.


한치앞만보는 부끄러운 엄마라니..

고개를 들지못하고 한참을 병실앞에서 서성였다.

밖에서 아기띠를 매고 있는 아기엄마한테 미안해서 아기몇개월이냐고 힘드시겠다고 한두마디 건네고 병실안으로 들어왔다.


몇일전 단톡방에서 들었던 나의 작은마음이라도 돌고돌아 나에게 오게 되어있다는 글을 한번 더 마음에 새기고 겸손하게 섣부르지 않게 살아야 겠다고 다짐하는 못난 엄마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