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방학이 시작되었다.사실 방학이라고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수업이 계속 진행되었었고 아이들이 집에 계속 있었던건 일상이었다.
딸아이는 아침부터 일어나 뭐가 그리 신나는지 아빠랑 아침먹으면서 연신 싱글벙글이다.
요즘 피아노 치는걸 너무 좋아하는데 피아노치는 어플로 혼자 몇번을 끄적이더니 제법 몇작품을 혼자 해냈다.
나랑 같이 소나티네 7번을 함께 연습했었는데 박자가 조금 안맞기는 해도 열심히 반복적으로 연습한다.
피아노가 거실에 있어서 소리가 많이 크기는 하다.
우리집은 잘때 빼고 모든 생활을 거실에서 함께 한다.거실과 부엌이 연결되어 있어서 나는 식탁에 앉아 내 할일을 하고 아들은 거실의 큰 책상에서 공부를 하거나 게임을 한다. 딸아이는 내옆에 있거나 피아노를 치거나 자기 방에 들어가서 책상위에서 숙제를 맞치거나 왔다갔다한다.
아들은 일어나자마자 나를 "할아버지"를 닮았다고 놀린다.
우리아빠가 잘생기지 않은건 비밀이다.
어제 까지는 감스트 (유튜버인데 코메디언처럼 생긴)를 닮았다고 놀려서 나는 감스트를 닮지 않았다고 했더니 오늘은 할아버지를 닮았다고 한다.사실 아들이 나를 자꾸 놀려서 심각하게 고민한적이 있었다.그러다 10대의 놀라운뇌(김붕년저)를 읽으며 해답을 찾았다.아이들에게 쉬운사람이 되라.저자도 아들이 어느날 아빠는 바보같아라고 한적이 있다고 했다.그런데 발끈하며 "내가 바보라고?내가 얼마나 공부를 잘했는데?"뭐 이런식으로 반응했겠는가?라는 글귀가 와닿았다.(김붕년님은 서울대 소아청소년과교수님이다)
부모가 조금은 낮춰주라는 말에 뭐 나는 매일 할아버지도 닮고 감스트도 닮고 그러고 있다.
어제 아들이 자기전에 유명한 먹방유튜브가 스테이크를 먹는모습으로 보더니 "엄마 나도 스테이크 먹고 싶어요"라고 한다. 우리집은 주상복합이라 우리집 바로 1층에 아웃백 스테이크가 있지만 일년에 한두번 방문했었다.아웃백 스테이크를 갈까?하다가 아빠빼고 가는건 의리가 없는거 같아 다음주에 아빠랑 함께 가기로 하고 나는 강아지 목줄을 매고 스테이크를 사러 마트에 다녀왔다.아이들과 스테이크와 샐러드를 점심으로 먹고 나는 강의 준비를 아이들은 숙제를 함께 했다.
숙제하면서도 한씨남매는 시종일관 수다를 떤다.웃었다가 반응했다가 서로를 위해주다가 놀리다가~
딸아이는 친구랑 3시 45분에 만나기로 했다며 나갔고 아들은 게임학원에 갔다.
아들은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게임학원을 등록했다.게임학원을 등록하고는 뭐든 적극적이다.공부도 열심히하고 게임도 열심히한다.게임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선생님이 알려준 방법을 복습한다.
(이래서 자기가 좋아하고 간절히 배우고 싶을때 배워줘야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들이 공부도 열심히 해서 좋고 아들은 자기가 원하는걸 배울수 있어서 좋아하는거 같다.
재잘거리던 아이들이 나가고 나는 요즘 내가 푹빠지 김동욱 (너는 나의봄 주영도 선생님)의 메이킹 영상을 보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10분정도 낮잠을 잤고 오늘하루가 감사하게 느껴졌다.
"행복의 파랑새를 찾아 먼곳을 돌아다녀봤지만 행복의 파랑새는 우리집에 있었다"행복도 내가 만들고 찾아가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몇일전 볼일이 있어 제법 큰돈을 수표로 끊어 어디를 다녀왔다.다녀오던중 너무 배가 고팠다.배가 고파 쩔쩔 매다가 집에와서 국에 밥한공기를 먹고 나니 그제야 깜깜하던 눈이 떠졌다.그때 든생각 내 지갑에
돈이 많이 있든 무슨소용인가 배고픔하나에 무너지는게 나란사람인데..
(너무 심오했나.ㅎㅎㅎ 그런데 진짜 그날은 그런생각이 들었다.)
명심보감에 이런말이 있다.
집은 비록 가난해도 큰일없이 오손도손 사는것이 집은 부유해도 큰일 겪으며 사는것보다 낫다.
풀로 엮은 집에서 큰일없이 사는 것이 금으로 칠한 집에서 큰일 치르며 사는것보다 낫다.
거친 밥먹으며 병없이 사는 것이 좋은 약 먹으며 골골대며 사는 것보다 낫다.
가족들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와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오늘 하루에 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