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한다]를 깨는 중입니다.
세상 달달한 영화를 좋아합니다.
19금으로 못 본 눈 사는 야동은 싫어합니다.
벗기다 만 옷에 흥분합니다.
그런데, 환경적으로 제약이 많은 삶을 살았습니다.
-여자가
-장애인이
-더럽게
저는 신체적 제약이 있다 보니 뭐든 잘하려고 애씁니다.
그런데, [사랑해...]라는 말을 못 합니다.
댓글로 쓰는 [사랑합니다] 축복하는 마음으로 [사랑합니다] 제자에게 하는 [사랑해]
말고요,
남자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못 합니다.
그런 말 없이도 결혼을 했고 가정은 유지되는...
그런데, 31살 [바람] 되어 남자품에 안기고 그것이 근거 없는 자신감이 되어 바람이 외도가 되어 번져갈 때,
저는 [사랑해...]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습니다.
부모에게 받아 본 적이 없으니, 형제자매가 이렇게 예쁜 말을 나누지를 못 했으니
제 능력 밖의 언어가 세상 달달한 사랑 해...인데, 30대, 외로운 여자 가슴에 그렇게 불을 질러 놓고 갔습니다.
미국의 소설가 올컷(Louisa May Alcott)이 1868년 발표한 장편소설, [작은 아씨들]이 2020년 2월 세련된 각색으로 재 개봉을 했습니다. 극장에서 보고, 다시 다운로드하여 보는 애정 하는 영화입니다
스토리는, 경제적으로는 파산했지만, 고결하면서도 엄격한 청교도 정신의 소유자인 아버지가 1년 동안 전장(남북전쟁)에 나가 있는 동안, 네 자매의 삶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영화입니다. 아름답고 차분하면서도 허영기가 있는 맏딸 메그(Meg), 지나칠 정도로 남성적이고 활달하면서도 재기 넘치는 작가 지망생 둘째 조(Jo), 수줍음을 많이 타지만 헌신적이고 단정한 셋째 베스(Beth), 귀엽고 사랑스럽고 멋 내기를 좋아하는 넷째 에이미(Amy)까지 각기 다른 성격을 지닌 네 자매의 이야기가 목가적인 풍경과 함께 마음을 평화롭게 해주는 영화입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니 둘째 [조]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영화를 보는데, 이성적인 판단으로 영화를 감상하는데, [조]를 사랑했던 [로리]가 막내 [에이미]와 키스를 나누는 장면에서 숨이 멎을 듯하여 pause를 눌러 놓고 한참을 봤습니다.
병원에서 보내는 5일 동안, 비가 세차게 오거나, 비가 부슬부슬 오거나,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주니
병원 꼭대기에 있는 하늘정원은 산책하기 좋았고, 비 멍을 하기 좋았고, 대화를 나누기 좋았습니다.
오늘 아침도, 식사 후에 하늘정원 옥상에서 멜론으로 음악을 걸어봤습니다.
오늘의 pick은 팀의 [사랑합니다] 김종국의 [한 남자] 그리고 박화요비의 [당신과의 키스를 세어보아요].
팀의 [사랑합니다] 가사를 보면
나빠요 참 그대란 사람. 허락도 없이 왜 내 맘 가져요.
그대 때문에 난 힘겹게 살고 있는데
그댄 모르잖아요...
언젠가 한 번쯤은 돌아봐 주겠죠
한 없이 뒤에서 기다리면
오늘도 차마 못한 가슴속 한 마디
그댈 사랑합니다
-나는, 이 노래가 좋아
-나는, 이런 [못 한다]는 노래는 싫어요.
-그래?
가사를 다시 봅니다.
오늘도 차마 못한 가슴속 한마디. [그댈 사랑합니다]
-그러네, 바부탱이 왜 못하지...
-언니도 못하지?
-응??
그리고 김종국의 [한 남자]가 들립니다.
한 남자가 있어~널 너무 사랑한
한 남자가 있어~사랑해 말도 못 하는...
갑자기 가슴에서 뜨거움이 북받칩니다.
성에너지 가득한 동생이 말합니다.
-언니, 울어요. 그리고 말해봐요 사랑해 라고...
-싫어, 안 할 거야 절대로..
그리고 옥상에서 아주 뜨겁게 오열을 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도 신경 쓰이지 않았습니다.
영화를 보면 저렇게 아름다운 키스신에 눈이 멀면서, 지나가다 예쁜 커플을 보면 부러워하면서, 드라마에서 수없이 들리는 [사랑해]에 얼굴이 발그레해지면서..
가장 기본적인 단어를 진심을 다해 말한 적이 없다니요.
이제는 장애라는 제약 위에 나이라는 제약을 두고,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한숨을 쉴 때, 헤어진 연인을 회상하는 박화요비가 부릅니다.
어질러진 마루 위에 웅크린 채로
내 몸을 감싸고 지킬 수 없는 약속들만이
하루하루를 채우고 있어요..
당신과의 키스를 세어보아요
하나하나 그때를 가만히 떠올려 누구보다 그대의 곁에 있기를
without you but you were mine
머리를 묶고 화장을 해도 어제의 나는 찾을 수 없어요.. 당신과의 키스를 찾을 거예요.
호흡기 병동에서 5일을 보냈습니다.
계속 글을 쓰면서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교훈적인 첫 책에서 피력하지 않았던 과거를 쏟아냈습니다. 이제는 진짜 작가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박화요비 노래처럼, 제가 받았던 키스를 세어봅니다.
그리고 삼촌 1, 삼촌 2에게 못 했던 말을 합니다.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