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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bina Jul 29. 2020

Talks behind someone’s back.

뒷담화에 관하여.

아이들의 일상을 보는 맛에서, 그 아이들이 뱉어낸  솔직하고 순수한 말들에 나는 이모가 되고 엄마가 되었다.

처음엔 외국인 아빠와 사니 억양이 그럴 수 있겠구나... 그랬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밴틀리 말이다.


-맞구나 !

-심심해...

-할 뚜 이떠 .

윌리엄과 밴틀리의 대화를 통해서도 이미 어른을 위한 동화이며 힐링 영상인데, 아... 이 자식 혼자서 하는 말이 어쩜 그렇게 이쁜지.

나는 벤틀리의 혼잣말을 통해서 어른을 보고 세상을 보았고 그리고 나를 보았다.


가끔씩 보던 전 남편의 흔적을 아예 지운 지 2년쯤,

아들을 독립시킨 지 6년쯤... 친정엄마와 정신적으로 물리적으로 독립한 지 1년쯤.

나는 이제 혼잣말의 달인이다. 그 혼잣말이 독백이었다가 모노드라마였다가 개그콘서트였다가 이제는 벤틀리를 닮아간다.

-맞구나 !

-할 뚜 이떠.

-꼈어...

그리고 말이다.

상담사라고 말이지, 내면 여행을 한답시고 말이지, 조금은 격조 높은 대화도 한다.

시간이 멈춘 호흡기 병동에서 할 수 있는 건, 글쓰기인데, 잠이 오지 않는 어젯밤 나는 격조 높은 대화를 했다.

벤틀리를 닮은 억양에서 1인극의 대가 박정자를 닮은 우아하고 깊은 울림의 목소리를 내면서 나는 시간 여행을 했다.


-있잖아, 시장에서 교회 권사님들이 너 얘기하더라.

-뭐라고?

-잘 사는 줄 알았더니, 남편이 백수였대, 노름을 했대 이렇게 말하던데...

-누가 그래?

-응 있잖아 000 권사랑 000 집사 말이야.

-앞에서 말하라고 해. 뒤에서 씹지 말고!


-있잖아, 00 엄마 있잖아. 학부모

-응

-그 사람이 카페에서 너 얘기하더라

-뭐라고?

-1등 만들어 줄줄 알았는데 말만 번드르르하다고

-1등이 쉬워? 그 얘기를 누구한테 해?

-응 있잖아, 맨날 같이 다니는 그 00 엄마.

-앞에 와서 요구하라고 해. 00 이가 1등이 못 되는 이유를 나열해 준다고!


-있잖아...

-그만해! 왜 자꾸 알려주는데!

-네가 궁금할 거 같아서...

-절대, Never! 궁금하지 않다고.


Talks behind someone’s back 말 그대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그 사람이 없는 곳에서, 그 사람 등 뒤에서 하는 말이 뒷담화이다.

10대 아이들은 이렇게도 말한다

-뒷 땅 까지마!

그런데 말이다.

시간이 흐르니 뒷담화가 사람을 죽이지 않는 선에서는 좋다는 것을 알았다.

[성찰]이 된다는 것이다.

내가 남편을 얼마나 포장했으면... 내가 얼마나 아이들 성적을 쉽게 올려준다고 했으면 그랬을 까.

그래서 00 스님은 [시간이 흐르면 비로소 보인다]고 하지 않는가

앞 담화로 들려주는 간지러운 칭찬은 얕게 고인 시냇물에 잠시 머물다 간 햇살 같은데 말이다, 뒷 담화로 들은 말은 고인 물이 되어 썩지만 않는다면 고인 물을 헤집고 물 바닥에 있는 진흙이 울그락 불그락 위아래로 섞이고  스스로 자정작용을 거쳐 맨 윗물이 참 맑아지니 그곳에는 햇살이 참 오래 머물다 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제는 참 격조 높은 대화를 했다는 것이다.



-00 작가는 왜 그렇게 오래 가라앉아 있을까요...

-아픈 과거를 지워가는 작업 중이겠죠

-저는 그 00 작가가 매일 웃었으면 좋겠어요.

-오지랖입니다.

-밥은 먹었을까요?

-죽지 않을 만큼 먹고 알아서 잘 살 겁니다.

-울고 있지 않을까요?

-그러다 폐에 물이 더 찹니다.

-있잖아요

-네

-00 작가는 에니어그램 5번인가 봐요... 상처 아이로 커서 그 상처가 종양이 되고 뛰고 날아야 하는데 너무 무거워서 날아가지를 못하는...

-5번이든, 7번이든, 지금은 폐를 와칭 해야 합니다. 본인을 아끼고 사랑해야지요.

-그래야겠지요., 근데요 00 작가는 머리형은 맞아요. 머리로 생각하고 일어나지 않을 일을 상상하면서 동굴 속에서 나오지를 않으니요.

-그대도 머리형이라 그렇게 살았으니 그런 사람만 보이는 건 아닌지요.

-있잖아요

-아 그만! 듣고 싶지 않다고요

-자꾸 말하고 싶은데...

-그럼, 앞에 가서 이야기하세요 뒷 땅 까지 말고.

-혼잣말이잖아요...

-허허...


 지금 그대는 00 작가를 뒷 담화 하는 중입니다.


뒷 담화라고 해도 좋고 심리학에서 말하는 [동시성]이어도 좋다.  마음이 아픈 00 작가가 들었으면 좋겠으니.

그래서 [성찰]이 되고 고인 물속에 진흙이 한 바탕 뒤엎어져 맨 윗물이 맑아서 00 작가의 순수함이 있는 그대로 읽히기를 바란다.


그래야 글을 쓰지

그래야 돈을 벌지

그래야 웃지

그래야 오래오래 햇살을 보지


-뭐 해요?

-지금 글 쓰고 있잖아요.

-허허


그대는 지금 글로 뒷 담화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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