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구 테스트로 본 그녀의 심리.
결혼 상담만 40년을 넘게 했다는 노련한 상담가 게리채프먼은 <<5가지 사랑의 언어>>로, 결혼을 하고 보니, 남편이 바뀌고 아내가 바뀌었다는 그 공허한 부부들을 위로했다.
도움을 주는 자료가 그렇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결혼 후에도 사랑을 지속시키는 비밀을 알고 있는 부부는 왜 그렇게 드문 것인가?<<5가지 사랑의 언어>>-게리 채프만
아마 이 부분이었던 것 같다.
심리서적이 주는 처방이 너무 포괄적이어서, 그저 지식의 향연이어서, 내가 가지고 있는 말하기 어려운 껄끄럽지만 뱉어낼 수도 없는 답답함까지는 해결해줄 수 없을 것이라고 그들의 책을 치부했다.
-알고 있다고요, 그런데...
-말은 멋있습니다. 그런데요...
무언지 모르지만 베스트셀러 심리서적이나, 심리학 처방책들이 답답하다고 느껴질 때, 나는 상담사가 되었고
그때, 나는 <<5가지 사랑의 언어>>를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가기 시작했다.
나를 찾아오는 내담자의 고민이 나름 나름의 이유 같지만, 더 깊이 내면 여행을 하면서 말이다,
상담의 영역이 포괄적이니, 상담 서적이 그럴 수밖에 없다는 항변이 먹히지 않더라는 것이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욕구를 다섯 개로 압축시킬 때, 이미 나는 예견했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MBTI나 타로를 통해 본인의 성격을 규정짓는 것이 일회성 만족을 주듯, 이 테스트지를 통해서도 "그랬구나, 우리가 이렇게 달랐구나"로 끝날 수 있다는 것을.
그녀 나이 다섯 살인가, 무서운 꿈을 꾸고 새벽에 일어나 보니 엄마와 아빠가 침대에서 뒹굴고 있다고 했다. 세월이 흘러, 남자에게 몸을 허락하는 것은 결혼 전에 있을 수 없다는 프레임을 만들어 놓은 이유가, 제대로 된 성교육 없이 목격한 그 장면이 참 오래 그녀의 성 관념을 좌우했다는 것을 내면 여행을 통해서 알았다.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 종류: 인정하는 말, 함께하는 시간, 선물, 봉사, 스킨십
그녀는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 중에 함께하는 시간의 수치가 가장 높았다. 문제는 스킨십이다. 스킨십은 제로가 나온 것이다.
여기서 상상할 수 있다.
사랑하면 함께하고 싶고, 함께 하다 보면 만지고 싶고, 만지다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유를 알 수 없는 과거의 남자들은 그녀가 어렵다고 했다고.
얼굴도 예쁘고 애교도 많은 그녀를 안아주고 그리고 키스를 하려고 하면, 그녀는 늘 그랬다.
다음에..
저런, 키스를 다음으로 미루는 그녀에게 남자들의 몸에서 사리가 나온다면 어떤 남자가 참을 수 있겠는가?
오히려 [다음에]라는 단어가 가지고 오는 파장이 커졌다. 어릴 때 수많은 거부의 경험이 있었던 남자에게는 스킨십의 거절이 자기를 거부하는 저항으로 느껴졌고, 결국 자기 비하로 이어지면 헤어진 이후에도 남자들은 조심스러워지는 것이다.
내가 문제가 있나?
이렇게 한 여자의 역사와 한 남자의 역사가 만나는 사랑에는, 진짜 감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나는 너를 사랑하는데, 키스가 어려운 이유가 있어... 기다려줄래?
허허, 말해야 하는데, 서구를 닮아있는 개방적인 사회로 넘어갔다고 해도 아직도 어려운 것이 성에 대한 자기의 견해인지라, 누가 사귀는 중에 스킨십이 어려운 이유를 쉽게 말할 수 있냐 말이다.
그녀가 너무 탐스럽고 예뻐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다고 말하는 그녀의 남편이 내 앞에 있다.
그는 욕구 테스트 1순위가 스킨십이다.
-선생님, 저는 아내의 귓불이 너무 좋아요. 귓불을 만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내와 자고 싶어 져요.
허허, 상담 중에 이러기 있기 없기.(돌싱인 내게는 조금 힘든 상담이었다)
이렇게 욕구가 다른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면, 사랑을 하는데도 이유 모를 공허함이 찾아오고, 밤이 무서워지는 것이다. 누가? 여자가 말이다.
여자는 말했다.
-남편과 섹스는 해요. 근데 아직도 키스는 어려워요. 아름다운 키스를 하고 싶어요.
'아름다운 키스가 무얼까?... 상상해보자'
그녀의 내면 여행이 끝나고, 남편에게 부탁했다.
아내의 역사를 들어주고, 아내가 원하는 스킨십의 범주를 이해해야 한다고, 아내가 원하는 것이 [기다림]이라고 했으니 아내가 좋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아내의 몸이 뜨거워질 때까지 기다리라고 부탁했다.
본인이 좋아서 만지는 귓불, 그곳을 만지기 전에 아내가 느끼는 몸의 온도를 같은 마음으로 느껴달라고 그래서 아내가 기분이 좋아진다면 그때 귓불을 마음껏 만지라고 조언했다.
'이제는 성 상담을 오래 했으니 이 정도는 뭐...'
그리고 준비했다.
아내가 남편을 좋아해서 '함께하는 시간'이 1순위라면 '스킨십'도 그에 상응하는 점수가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나만의 테스트지를 말이다.
이제는, 나의 이름을 걸고 남자와 여자의 욕구를 분석한다.
욕구불만이라는 것이, 잦은 거절로 오는 것이고 그 거절이 자기 비하가 되면 여름이 가을로 넘어갈 때 외롭다고 한다.
그녀는 이제, 섹스는 하되, 키스는 하지 않는 여자가 아니다.
남편은 이제 귓불부터 만지지 않는다.
한 여자의 역사를 이해하고, 한 남자의 외로움을 이해하기까지 우리는 5주가 걸렸다.
그들은 이제 주렁주렁 열매를 맺어 이렇게 말한다.
가을이 되니 마음이 너무 충만해요
아름다운 키스의 결정체는 누가 그랬다.
[유연석]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