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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수 Mar 02. 2024

경주향교 대성전

기본적으로 재실이라는 공간이 한 가문의 조상에 대해 제를 지내는 공간인 만큼

제례와 관련된 공간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재실은 아니지만 비슷한 목적을 하고 있는 공간, 경주향교 대성전에 대해 짧게나마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지금의 공립 중, 고등학교 역할을 했던 향교는 국가에서 운영하던 교육기관이었다. 성리학 이념을 바탕으로 건국한 조선왕조였기에 학교에서 교육하던 것 역시도 유학과 관련된 것이었다. 향교 건물은 기본적으로 강의 공간인 명륜당과 기숙 공간인 동재와 서재, 그리고 공자와 맹자, 조선의 유학자들의 위패를 모신 대성전을 기본 공간으로 배치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공간은 어디일까? 

학교 역할을 했던 곳이기에 명륜당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니다. 가장 중요한 공간은 바로 대성전이었다. 문중의 재실과 비슷한 역할을 했던 곳인데 대성전에서는 기본적으로 봄과 가을에 제례를 지내면서 성현을 기리는 시간을 가진다. 


일반적인 향교의 건물 배치는 강학공간인 명륜당의 뒤편 즉 북쪽에 대성전이 자리하나 이곳 경주향교는 대성전이 가운데 자리하는 전묘후학 건축 배치를 띠고 있다. 대성전을 정면에서 보면 넓은 지붕의 구조로 인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 것 같은 압도감을 느낀다. 그런 의도로 건축한 것으로 보이는데 유교 성현을 모시는 공간인 만큼 경외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향교 내에서 가장 신성한 공간인 만큼 1년에 단 두 번, 봄과 가을에 열리는 석전례 때만 대성전 문이 열린다. 그 외에는 굳게 닫혀 있다. 경주에서 옛 전통의 향기를 느끼고 싶다면, 한옥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다면 경주 북쪽 양동마을을 찾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거리가 다소 먼 편이라 별도의 일정을 잡지 않는다면 시간이 애매할 수 있다. 그런 이들에게 교촌마을의 경주향교와 최부자댁을 추천한다. 근래 새로 지어진 한옥이 아닌,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우리의 한옥을 볼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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