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국의 마음

책을 읽고-엄마의 마음

by 류지숙




일요일이 설날이기에 미리 주문해 두었던 '떡국의 마음' 책을 챙겼다. 아이를 키우며 무수히 많은 아동서적을 읽다 보니 책 표지와 간략한 줄거리만 읽어 봐도 이 책이 좋은 책인지, 우리 아이에게 맞는 책일지 감이 온다.

한글학교에서 나오는 지원금으로 책을 주문할 때 그동안 쌓아온 나의 경험치가 십분 발휘됐다. 그렇게 고른 책 중 하나가 이 책 '떡국의 마음'인 것이다. 책을 받자마자 읽어봤기에 내용은 익숙하지만 스토리 타임을 하려면 소리 내 책을 읽어봐야 한다. 둘째와 갖는 책 읽기 시간에 이 책을 읽어줬다. 한국말이 서투른 둘째는 엄마가 읽어 주는 책의 반도 이해하지 못한 눈치다. 괜찮다. 또 읽어주면 된다. 이 책을 다 읽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우리 큰 아이에게 읽어줘야겠다'였다. 하교 후 엄마가 읽어 주고 싶은 책이 있다고 하니 간식이 먼저이고, 티브이가 먼저이다. 숙제를 끝마치고 나서는 게임이 먼저이다. 그렇게 잠자러 가는 시간이 돼서야 큰 아이가 슬쩍 물어본다.

"엄마가 읽어주고 싶다는 책, 어딨어?"


떡국의 마음

기다란 가래떡에 들어있는 엄마의 마음

고운 계란 지단을 부치는 엄마의 마음


평소 떡국을 좋아하는 큰 아이는 "엄마, 엄마도 이렇게 떡국을 만들어? " 하며 관심을 내비친다.

책을 다 읽자 쑥스러운 목소리로 "엄마, 고마워"라고 한다.


난 이 아이가 왜 이렇게 힘들었나 싶다. 첫 아이여서, 나도 첫 엄마여서 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아이가 가지고 있는 기질이, 성격이 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인걸 이제는 안다. 왜 내가 하라는 대로 하지 않는 건지, 왜 한 번도 네라고 대답을 하지 않는 건지, 매사에 불평이고 불만이었던 건 아이가 아니라 나였다.


아이가 4학년이 되니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 평상시 모르고 지나가던 일에도 감사한 마음이 생겨났다. 매일 차려주던 밥상에 진심을 담아 고맙다는 말도 하고 하기싫은 숙제도 꾹 참고 하고 만다.

엄마가 다 해줬고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이제 더 이상 그럴 수 없는 나이가 되어간다. 엄마의 마음은 우리 아이가 평안했으면 싶지만 이 아이가 향하고 있는 세상은 절대 평안할 수만은 없는 세상이다.

그렇다면 나라도, 집이라도 안식처가 되어줘야겠다. 힘들고 지친 하루를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우리 아들 고생했어라고 품어줄 수 있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떡국의 마음은 그런 엄마의 마음을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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