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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약 복용, 힘들었지만…

◆일러두기

보건의료 전문기자로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로부터 취재했던 내용 그리고 우울증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터득하고 깨우치며 고안한 ‘관리 노하우’를 담았다. 핵심만 전달한다. ※우울증을 겪지 않아도 노하우를 일상에 적용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우울증 약에 거부감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나도 약으로 인한 졸음과 집중력 저하로 고생한 적이 있어 그 마음을 잘 안다. 나의 경우 우울증을 오래 방치한 탓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했다. 부작용이 있더라도 약을 복용하는 게 최선이었다. 치료 경과가 좋아지면 약의 용량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주치의가 하자는 대로 따랐다.

주치의가 약을 꼭 복용해야 한다고 하면, 우선 따르라고 강조하고 싶다. 그런 다음 효능이나 부작용을 살펴보면서 주치의와 의견을 조율해 나가면 되는데…


▲약 어떻게 복용?

약의 효력은 보통 14일 정도 지나야 발생한다. 부작용은 빨리 나타난다. 나의 경우 복용하자마자 다리 가려움증과 메스꺼움이 나타났다. 주치의와 상의해 다른 약으로 대체했다. 이 약은 졸리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있었지만, 효능이 좋아 투약했다. 대신 저녁 식사 이후 복용할 수 있는 약으로 골라달라고 요청했다.


◆내게 맞는 약을 찾으려면 tips

나한테 잘 맞는 약, 즉 효과가 좋으면서 부작용이 미미하거나 부작용이 나타나더라도 다스릴 수 있는 약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①주치의에게 우울증의 증상을 자세히 말하고, ②주치의가 약을 처방하는 대로 우선 따라야 한다. ③그런 다음 효과가 있는지, 부작용은 어떻게 나타나는지 잘 관찰해서 ④주치의에게 말해야 한다. 번거롭더라도 자신의 몸 상태를 적극적으로 관찰하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주치의와 의견을 조율하는 게 중요하다. 주치의와 의사소통이 잘 돼야, 약 복용으로 인한 고생을 덜고 치료에 집중할 수 있다.

정신건강의학과뿐만 아니라 모든 진료과의 약에는 부작용이 있다. 부작용이 꺼림칙해서 약 복용을 포기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

수첩에 복용하는 약과 관련해 메모하면 편리하다. 휴대전화 메모장이나 다이어리 앱을 사용해도 좋다.

▲약 부작용 어떻게 극복?

= 졸음과 집중력 저하는 직장생활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다. 나의 경우 점심 약속을 반 이상 줄여 약속이 없을 때 식사를 최대한 빨리 하고 조금이라도 잠을 잤다. 잠들지 못해도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고 쉬는 것만으로도 피로가 풀리게 돼 있다. 그러면 오후 근무 때 덜 피곤하고 졸리지 않았다.

=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 업무 데드라인을 30분 일찍 잡아서 스스로 긴장하고 집중하게 만들었다. 집중력이 떨어지면 실수하기 쉬워져 실수한 게 없는지 재차 확인했다.


▲약 복용 잊지 않으려면?

= 약 복용 시간을 정해놓는 게 효과적이다. 약 먹는 걸 깜빡할 일을 막을 수 있다. 매일 먹다 보면 먹었는지 헛갈릴 수 있다.

= 가방마다 여유분 하루치를 넣어둔다. 갑자기 집에 들어오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 있으니 가방마다 하루치를 넣어두면 편리하다.

= 정신과 약은 한번 복용을 빠뜨리면 많이 피로하다든지 메스껍다든지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약 복용을 깜빡했다는 걸 인지했다면 바로 원래 복용하는 양으로 먹어야 한다고 대부분의 정신과 의사들은 말한다. 하지만 환자마다 조금씩 다를 수도 있으니 주치의에게 이럴 경우 약 용량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미리 물어봐두면 좋겠다.

= 나의 경우 사흘 치 정도 여유분을 가지고 있었다. 일 때문에 진료일을 미뤄야 할 때가 있어 주치의에게 사정을 미리 말해 며칠분의 약이라도 소지할 수 있게 했다.

= 정신과 전문의들이 약 복용과 관련해 강조했던 것 중 하나가 환자가 마음대로 약을 줄이거나 끊거나 하면 안 된다는 것.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환자 임의로 약을 단번에 끊으면 견디기 힘든 금단 현상이 나타나는 등 예상하기 어려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아래 책은, 우울을 겪는 분들에게는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해줄 겁니다. 우울을 겪지 않는 분들에게는 더 단단한 내면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줄 겁니다. 추천합니다.

정신과 전문의들의 교과서로 불리는 책. 우울을 겪든 겪지 않든 읽으면 내면이 단단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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