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있어요 #8] 잡다한 비행 이야기 일문다답
질문 #8-1. 비행기를 타면 왜 귀가 먹먹해질까요?
질문 #8-2. 비행기에 구멍이 뚫리면 진짜 모든 것이 빨려나가나요?
비행기를 타면 왜 귀가 먹먹해질까요?
귓속 깊숙한 부분과 코와 이마 부분에 빈 공간이 있는데 이 공간들이 하는 기능은 궁금하면 의사 선생님께 여쭈어보고, 중요한 것은 여기에 공기가 찬다는 것. 이 공간들은 외부 기압이 낮아지면 공기가 빠져나가고, 반대로 높아지면 공기가 들어오게 되는데, 생활하면서 기압의 변화라는 게 별로 크지 않다 보니 평소에는 평화롭다가 비행할 때 분주하게 공기가 들락거리는 것이다.
이 공간들은 가느다란 통로를 통해 코와 귀로 연결되어 있는데, 문제는 공기가 빠져나가기는 쉬운데 들어오는 것은 구조적으로 좀 복잡하다는 것. 아마도 바깥의 이물질이나 병균의 침입을 막기 위해 그렇게 진화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것도 의사 선생님께 어쭈어보도록. 어쨌든 이런 이유로 높은 곳으로 올라갈 때는 마치 방귀 뀌듯이 귓구멍에서 바람이 쉽게 새어나가는데, 낮은 곳으로 내려올 때는 공기가 잘 안 들어와서 귀가 먹먹해진다.
이때 침을 삼키거나, 껌을 씹는 등 목구멍과 턱을 움직여 통로 주변을 자극하면 공기가 조금씩 새어 들어오게 된다. 굳이 이런 행동을 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지만, 종종 염증이 생겨 통로가 막히면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한 번에 해결하고 싶으면, 이른바 '발살바(Valsalva)'를 하면 된다. 손으로 코를 꽉 잡고 코를 풀 듯 흥 하고 코로 공기를 내뱉으면 통로가 뻥 뚫리면서 공기가 쑥 들어오게 된다. 이건 조종사뿐만 아니라 스쿠버 다이버들도 항상 사용하는 방법이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압이 낮아지는 것은 과학 시간에 배웠을 것이고, 보통 사람이 고도 4,500 미터 이상 올라가면 공기가 희박해져서 산소 결핍으로 죽을 수 있다. 여객기는 타이어에 바람을 넣듯 객실에 공기를 빵빵하게 주입하여 순항 중에도 승객이 산소마스크 없이 호흡할 수 있도록 한다. 기압이 어느 정도냐 하면, 바닷가 동네 정도는 아니고, 백두산 높이 정도의 기압을 유지한다. 그러니까 10,000 미터 이상 순항하는 비행기를 타더라도 내 귓속은 백두산 꼭대기까지만 올라갔다 내려온다고 보면 된다. 백두산 높이가 정확히 얼마인지는 각자 공부할 것.
비행기에 구멍이 뚫리면 진짜 모든 것이 빨려나가나요?
위에서 말한 것처럼, 비행기의 객실은 타이어처럼 공기를 빵빵하게 주입한다. 그러니 구멍이 나면 바람이 새어 나갈 것이다. 작은 구멍이 뚫리면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바람이 빠질 것이고, 큰 구멍이 뚫리면 막힌 곳이 뻥 뚫리듯 한꺼번에 공기가 빠져나가갈 것이다. 하지만 객실 내 기압과 외부의 기압이 같아지면 더 이상 공기가 빨려나가지 않을 것이다. 대신 구멍의 크기나 위치에 따라 바람이 불안정하고 거세게 몰아칠 것이다. 고속도로에서 창문을 활짝 열고 시속 100 킬로로 달리는 상황을 상상해보면 될 것이다. 그리고 매우 추울것이다. 고도가 높아질 수록 온도가 떨어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