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나에게는 / 나태주
오래오래 바라보고 싶었을 따름입니다.
오래오래 그 곁에 앉아 있고 싶었을 따름입니다.
할 말이 따로 있는 건 아닙니다.
들어야 할 말이 또 있었던 건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야만 할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구요
두 눈 속에 고운 모습 잊혀지지 않도록
가슴속에 맑은 숨결 지워지지 않도록
말없이 오래오래 마주보고 싶었을 따름입니다
헤어진 뒤 오래오래 견뎌야 할 고적의 시간들을
가늠해보는 일이 그 때 나에게는
가장 견디기 힘든 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