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필사

[210321] 봄비

by. 이춘오

by NumBori


[210321] 봄비 / 이춘오


말라버린 나무는 모두 죽은 줄 알았다

겨우내 숨 죽인 몸짓

삶을 상실한 줄 알았다.

가지를 꺾는다, 가지는 허연 속살을 보인다

흰피를 흘린다.


죽은 줄 알았던 것들은

찬 바람 속에서도 살아 있었다

봄비에 속살을 내보인 가지끝

처녀 젖멍울처럼 튀어오른 새순을 본다

아! 아직 삶이 남아 있구나

그렇게 뻗대며 살아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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